도민은 "반대", 공항 들어설 성산은 "찬성"..엇갈린 제주 2공항 여론조사

최충일 2021. 2. 1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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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도의회 요청해 제주도기자협회 9개 언론사 진행
찬성측 "도민·관광객 안전과 제주관광 발전 위해 필요"
반대측 "자연환경 파괴, 지역내 비행기소음 문제 야기"
정부와 제주도는 2025년까지 서귀포시 성산읍 부지(사진)에 제2공항 건설을 추진 중이다. [연합뉴스]

제주지역 현안인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두고 제주도민과 성산읍 주민의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제주도민 2000명과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요청으로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회원사가 국내 2개 여론조사 전문기관(한국갤럽·엠브레인퍼블릭)에 위탁해 조사가 진행됐다.

18일 제주일보를 비롯한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회원사에 따르면 제2공항 건설의 찬반을 묻는 제주도민 조사는 반대가, 성산읍 주민 조사에서는 찬성 여론이 많았다. 도민의 의견은 찬반의 폭이 크지 않았고, 성산읍민의 의견은 찬반이 크게 갈렸다.

제주도민 조사의 경우 한국갤럽은 찬성 44.1%, 반대 47.0%(오차 ±2.19%), 엠브레인퍼블릭은 찬성 43.8%, 반대 51.5%(오차 ±2.2%)의 결론이 도출됐다. 성산읍민 조사는 한국갤럽이 찬성 64.9%, 반대 31.4%(오차 ±4.4%), 엠브레인퍼블릭은 찬성 65.6%, 반대 33.0%(오차 ±4.38%)의 결과가 나왔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유·무선 전화로 질의를 했다.

제주도와 도의회는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아닌 언론사 등 제3의 기관을 통해서도 여론조사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3일 “제주도에서 합리적, 객관적 절차에 다른 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보내오면 관계 기관과의 협의 등을 거쳐 정책 결정에 충실히 반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날 9개 언론사가 공동 발표한 이 결과는 제주도와 도의회에도 전달된다. 제주도는 이번 결과가 중앙행정기관이 반드시 결과를 따라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 ‘참고용’이라는 입장이다.

제주 제2공항 찬성 측은 “1968년 문을 연 제주공항은 2019년 기준 운항횟수가 17만5000회로 한 해에 소화할 수 있는 17만2000편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라며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과 관광 산업 발전을 위해서 공항 추가 건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추진 과정 중 토지 수용, 소음 피해 등에 대한 보상이 최대한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은 제주의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공항이자, 지역주민 모두가 비행기소음 피해지역에 직·간접적으로 편입된다”며 “인구 70만 도시에 공항은 하나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또 “안전하고 편리한 공항 이용은 현 제주공항을 첨단시설로 현대화하면 해결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 제2공항은 정부와 제주도가 오는 2025년까지 사업비 약 5조원을 들여 서귀포시 성산읍 약 540만㎡ 규모 부지에 3200m 활주로와 터미널 등을 짓는 사업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근래 3000만명인 제주공항 여객 수요는 오는 2055년께 41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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