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윤병세땐 1순위였던 日외교장관 통화.. 정의용은 아직
강창일 주일대사도 총리,외무상 면담 늦어져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의 첫 통화가 전례에 비해 늦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한ㆍ일 관계 개선도 의식하는 모양새이지만, 외교 장관 사이의 통화조차 뒤로 밀렸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9일 취임 후 열흘동안 다섯 명의 각국 외교장관과 전화 회담을 했다. 12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시작으로 같은 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과 통화했다. 이어 15일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외교부 장관, 16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했다. 17일엔 마크 가노 캐나다 외교부 장관과 통화했다.
하지만 모테기 외상과의 통화 일정은 아직 조율 중이다. 전임 장관들이 미국보다 먼저 일본 외상과 통화한 것과 비교해 이례적이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은 취임한지 이틀만인 2017년 6월 21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일본 외상과 통화했다. 윤병세 전 장관도 취임 사흘만인 2013년 3월 14일 기시다 전 외상과 통화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모테기 외상과 통화가 늦어지는 데 대해 "저도 가급적 빠른 시기에 모테기 장관과 통화할 의사가 있다"며 "곧 통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직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달 법원의 위안부 배상 판결 이후 일본이 한국에 대해 상당히 차가워졌다”며 “전반적인 신뢰가 깨진 상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냉각된 한ㆍ일 관계가 카운터파트 간 통화와 면담 일정에 줄줄이 차질을 주는 모양새다. 지난달 22일 부임한 강창일 주일대사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와 모테기 외무상과의 면담 일정을 아직 잡지 못했다. 지난 12일 일본 외무성의 2인자인 아키바 다케오 차관과 만나긴 했지만, 이 일정조차도 일본의 갑작스러운 통보로 원래 계획보다 나흘 미뤄졌다. 교도통신은 지난 13일 "일본 정부와 여당 내 혐한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만나더라도 '춥네요' 정도 이야기밖에 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쿼드(Quadㆍ미국ㆍ일본ㆍ호주ㆍ인도) 안보 협의체의 외교장관 회의가 18일 화상으로 개최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 시작된 쿼드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만큼, 이번 회담에서 쿼드를 정상급 협의체로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쿼드 4개국에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 등을 추가하는 '쿼드 플러스' 관련 논의도 예상된다. 쿼드 구상과 더불어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하는 한ㆍ미ㆍ일 삼각 동맹을 위해선 한ㆍ일 관계 복원이 시급하지만 일본의 싸늘한 반응으로 쉽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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