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완화 이후 또다시 600명대.. 코로나 재확산 현실되나

김영은 2021. 2. 1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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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이틀 연속 600명대
공장 등 집단감염에 설 연휴 가족 간 감염 多
거리두기 완화되자 클럽에 인파 모이기도
방역당국 "거리두기 개편.. 방역수칙 상향 조정 검토"
경기 남양주시의 한 플라스틱 공장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17일 진건읍 진관산업단지에서 근로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영은 기자]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또다시 600명대로 올라섰다. 최근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한 이후 확진자가 늘어 재확산 우려가 현실화되자, 방역 지침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지난해 말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코로나19 3차 유행이 이달 들어 잠시 주춤했지만, 설 연휴 직후 전국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또다시 재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1명 늘어 누적 8만5567명으로 집계됐다. 전날(17일)에 이어 이틀 연속 600명대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로 완화한 지난 15일 이후 일일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신규 환자도 405.85명으로, 거리두기 완화 이틀 만에 2.5단계(일일 신규 확진자 수 400~500명) 기준을 넘겼다.

보일러 제조공장, 플라스틱 제조 공장, 대학병원 등에서의 집단감염으로 인한 여파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충남 아산 보일러 공장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129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직원들과 접촉한 가족·지인 등을 중심으로 한 'n차 감염'도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남양주시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도 캄보디아 출신 근로자 1명이 확진된 이후 전날(17일) 오후까지 총 1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600명 대로 증가한 17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설 연휴 가족모임을 통한 감염 사례와 함께, 느슨해진 경각심으로 클럽 등 유흥시설에도 사람들이 몰리자 '4차 대유행'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거리두기가 완화됨과 동시에 다시 문을 열게 된 서울 강남의 여러 클럽에서는 17일 새벽 마스크도 쓰지 않은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등의 사례가 있었고, 영업시간 제한으로 밤 10시에 술집이 문을 닫으면 인근 숙박업소로 옮겨 술자리를 이어가기도 하는 등 방역 지침을 느슨하게 지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모습에 직장인 A 씨(28)는 "이미 예상 가능했던 상황"이라며 "이러다가 확진자가 늘면 또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그러다 줄면 다시 지금처럼 완화하는 방식을 반복할 텐데 그럼 대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알아서 방역수칙을 지켜야지 저렇게 마스크도 안 쓰고 먹고 마시는 모습을 보면 이젠 한숨 밖에 안 나온다"라며 "벌써 일 년도 넘었다. 자꾸 더 지치기 전에 확산세를 확 꺾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다음 달부터 적용하기로 한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규제·감시'에서 '자율·책임'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던 거리두기 체계의 재편이 예정돼 있었지만, 방대본은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새 거리 두기 체계의 적용 시점을 늦추는 것은 물론 방역수칙을 강화할 방침이다.

18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기자 간담회 내용에 따르면 정부는 단계별 대국민 행동 메시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현행 5단계 체계를 3단계로 간소화하고 다중이용시설의 집합금지를 최소화하는 방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오랜 거리두기로 피로감을 느낀 네티즌들은 "왔다갔다 언제까지 반복", "애초에 하향조절이라니", "2.5단계 석 달 할 바엔 3단계 2주가 경제를 살리지 않을까" 라며 허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설 연휴 기간 동안의 사적 모임을 통한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다"라며 "또한, 대규모 사업장과 종교시설, 의료기관 등에서 집단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사업장 방역수칙이 있으나 잘 지켜지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사업장에서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경우 구상권 청구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주시기 바란다"라며 "정부는 3밀 작업장이나 외국인 다수 작업장에 대하여 관계기관을 총동원하여 선제적으로 집중점검 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영은 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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