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못 이기는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뼈저리게 느껴야"

이영광 2021. 2. 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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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조대원 전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위원장

[이영광 기자]

어느덧 서울시장과 부산선거 등 4월에 열리는 재보궐 선거가 50일도 안 남았다. 지난해 연말에만 해도 야권승리 가능성이 높았지만,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출마 선언으로 선거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국민의힘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조대원 전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위원장은 현재 흐름 어떻게 듣는지 궁금해 지난 15일 전화로 만나보았다. 다음은 조 전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문재인 정권 심판론 높지만... 야당에도 대안 없다"
 
 조대원 전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위원장
ⓒ 조대원 제공
 
- 명절은 전 국민이 이동해서 여론을 형성했잖아요. 하지만 코로나로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에도 이동을 못 해서 달라지는 게 없을 거 같은데 어땠나요?
"명절 동안 전국으로 퍼져 있는 가족들이 모여서 새로운 여론을 형성한다기보다 SNS와 통신 수단의 발달로 이미 형성된 기존의 여론을 형제 친척들이 모여 확인하는 정도가 아닌가 싶어요. 일반인들 같은 경우엔 가급적 종교 정치 얘기는 명절에 모여서 잘 안 하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각 당의 정치인들이 '민심이 들끓는다!', 반대로 '어느 나라 민심을 보고 그렇게 얘기하는 거냐'라며 언론에 대고 목소리를 높이는 게 실은 또 하나의 쓸데없는 정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저는 봅니다.".

- 지난 13일 정부가 새 방역 대책을 내놨어요. 거리 두기를 서울은 2.0단계 비수도권은 1.5단계로 조정했는데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유지한 건 어떻게 보세요?
"저도 집합 금지명령이 완화되기를 많이 기대했는데 안 돼서 좀 실망했어요. 저도 지금 모임과 약속 미뤄놓은 게 많거든요. 당장 저 같은 경우엔 곧 책이 나오는데 대규모 출판기념회는 도저히 꿈을 꿔서 올 연말까지 50개 정도의 도시를 돌면서 독자들을 만나 민심을 듣고, 책에 써놓은 조대원 방식의 새로운 보수정치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하거든요. 한 열 명 정도라도 집합 금지가 완화돼야 그걸 할 수 있는데, 5인 이상 집합금지를 계속 유지한다니 많은 어려움이 있어요. 빨리 백신 접종이 이뤄져서 3월에는 10명, 4월에는 20명 이렇게 좀 풀려서 정부에서 제시해온 것처럼 올가을 쯤에는 70% 이상의 국민이 백신을 맞고 집단 면역이 형성되어 코로나에서 해방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정치권의 관심은 4월에 열리는 재보선으로 쏠려있는 거 같아요. 50여 일 정도 남은 거 같은데 현재 흐름 어떻게 보세요?
"저는 국민의힘 소속이고 우리 당 후보가 이기기를 정말 간절히 바라는 정치인 중 한 사람인데, 지금 흘러가는 상황이 별로 좋아 보이진 않아요. 작년 연말까지 선거 분위기가 우리 쪽에 참 좋았거든요. 따라서 무난하게 이겨야 되는 선거고 무난하게 이길 것이라고 봤는데 지금 상황이 전혀 그렇지 않잖아요. 정상적이라면 지금쯤 적어도 10% 이상 앞서고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앞서고 있어도 늘 오차범위 안이었고 그마저도 박영선 전 장관의 출마 선언 이후에는 범야권 단일화가 되더라도 우리 국민의힘 후보로는 이기는 수치를 찾기가 힘들어졌어요. 그런 걸 바라봤을 때 결코 흐름이 좋다고 할 수는 없는 거죠. "

- 작년까진 좋았는데 왜 바뀌었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국민이 국민의힘이란 정당에 선뜻 마음을 못 주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또 반대로 생각하면 민주당이 그렇게 잘못을 많이 했음에도 국민이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런 것에 대해서는 이미 각 당이 머리로는 다 파악을 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제가 다음 달에 <보수? 진보? 그게 뭐라고!>란 제목의 책을 출간하는데, 그 책의 제1장에 우리가 탄핵 되어 지난 대선에서 질 때부터 작년 총선 대패할 때까지 지역 위원장으로서 현장에서 겪은 구체적 사례들을 일기형식으로 적었거든요. 그걸 쭉 읽다 보면 국민들이 우리 당을 왜 버렸고 무엇 때문에 우리를 싫어했는지 그 이유가 한눈에 보여요. 그런 걸 지금부터라도 우리 당 사람들이 절절히 깨닫고 통렬히 반성해야 하는 데 늘 입뿐이었어요. 우리가 민주당을 향해서 늘 '입 진보'라고 조롱해왔는데, 우린 입으로 하는 그 정도도 못 해서 지금 이 지경이 된 것이지요. "

- 지금 후보들 보면 여나 야나 한번 나온 후보가 대부분이라서 굳이 옛날 사람이라면 야당보다 여당 후보가 낫다는 생각도 있지 않을까요?
"그건 여당 지지하는 분들의 생각일 거고, 여론조사를 보면 이번 재보궐 선거가 '문재인 정권에 대한 평가고 심판의 성격이다'라고 응답한 국민이 50%가 넘어요. 이게 총선과 달라진 건데 지난 총선 때는 '정부 여당 심판이냐' '무능한 야당 심판이냐'고 물었을 때 '야당 심판'이라고 대답한 국민이 훨씬 많았거든요. 그만큼 국민들이 바라봤을 때 야당에 대한 화가 아직 덜 풀렸고, 그렇게 해서 전대미문의 180석 거대 진보 여당이 출현하게 된 거죠.

근데 채 1년도 안 돼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의 여론이 더 높다는 건, 국민들은 어떻게든 민주당에 서울시장 안 주고 싶다는 거예요. 다수의 국민 정서가 그와 같음에도 문제는 국민이 마음을 줄 대안이 없다는 것이죠. 오세훈 나경원 후보 둘 중 한 명이 국민의힘 후보가 될 가능성이 99.9%라고 보는데, 뻔한 결과잖아요. 그런 승부에 당원들도 기대와 감동이 없는데 국민들은 오죽하겠어요. 익숙한 인물들로 무난하게 가도 이긴다고 봤기에 파격보다는 무난한 길을 택했는데, 불과 한두 주 사이에 무난하게 지는 거로 결과가 나오니 지금 지도부는 당황하고 당원들은 불안한 것이지요.

오세훈 나경원 후보로, (각종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는 고사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경선에서조차 한 번도 못 이기는 거로 나오잖아요. 그런데도 우리가 경선 과정을 마치고 후보가 결정되면 안철수 이길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와 근거 없는 추측만 쏟아놓고 있어요. 그것도 일단 우리 당 경선이 흥행에 성공해야 가능성이 있는 것인데, 지난주에 1차 컷오프 후 우리 당 후보자들이 정견발표회를 할 때 보니 우리 당의 공식 유튜브 중계에 실시간 접속한 숫자와 총 조회 수가 저쪽 당의 웬만한 정치인들이 하는 개인 유튜브보다 적었어요."

- 근데 국민의 관심이 여당보다 야당에 있지 않나요?
"그런 측면이 분명히 있죠. 왜냐하면 여당은 거의 박영선 후보로 굳어 가는 분위기랄까, 어쨌든 우리가 봤을 때는 의도적으로 또 전략적으로 여당이 박영선 후보를 띄우는 느낌이 들면서 누가 여당 후보가 될지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떨어지고 있어요. 반면 야당의 경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좀 남아 있으니까 아무래도 언론도 관심을 더 갖게 되는 거죠. 국민의힘 자체 경선에서도 오세훈이 될지 나경원이 될지 아직 결정이 안 되었잖아요. 백중세다 보니, 당내에선 누굴 안철수와 붙여야 우리가 이길 수 있나 하는 점도 당원들 사이엔 중요한 요소가 되어 있어요. 하지만 그런 것도 여의도 안 얘기지 여의도 벗어난 국민 사이에선 크게 관심을 못 끌고 있어요."

"국민의힘, 새 인물 시장후보로 냈어야 했는데... 너무 익숙한 기존 인물들만"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예비경선을 통과한 오신환(왼쪽부터),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동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 선거 본경선 미디어데이에서 경선 후보자 기호 추첨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국민의힘이 지금 해야 할 건 뭐라고 보세요?
"답답하네요. 이미 당내 경선이 시작되어 이제 시간이 별로 없어 보여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사람으로 인물을 교체하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결국 너무나 익숙한 기존의 인물들로 경선판을 채워버렸어요. 그래도 흥행몰이를 좀 하려면 오신환 후보 같은 젊은 정치인이 나경원 오세훈 같은 당내 거물들을 몰아세우며 역전과 반전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국민과 언론의 관심을 좀 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런 상황을 맞고 보니 드는 생각이 과연 김종인 위원장은 그간 뭘 하셨는가 싶은 거예요. '경제를 아는 70년대 생 새로운 인물의 출현'을 그렇게 외쳐오셨잖아요. 결국 김종인의 리더십과 전략이 실패한 것이지요. 지금 4인 최종 경선에 올라간 분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보면 재산세, 종부세, 양도세 인하 등 기존에 우리 지지층만을 바라보며 했던 주장들에서 일점일획도 변한 게 안 보여요.

'한시적으로 양도세를 낮춰서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보고 저는 정말 많이 절망했어요. 그건 부자들에게 '어떻게든 버티면 서울 집으론 반드시 떼돈을 벌게 된다'는 신호를 주는 거거든요. 집 없는 서민들이 집을 살 수 있어야 하는 건데, 그 정책으론 더 큰 부자들이 그렇게 매물로 나온 10억 20억짜리 아파트마저 싹쓸이할 게 뻔하거든요. 또 집값을 올리면서 부자들 배만 더 불릴 거예요. 이러니 야당 되고 나서도 부자·부동산·기득권 정당이란 프레임에서 못 벗어나는 것이고요.

청년들과 집 없는 서민들을 국민의힘 지지자로 돌려세우려면 박원순 시장이 만들려고 했던 용산공원 부지 같은 곳에 공공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해서 노회찬 의원이 얘기했던 6411번 새벽 버스를 타고 강남에 빌딩 청소 다니는 노동자들이 교통 편리하고 환경 좋은 곳에 건설된 양질의 공동주택에서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해야지요. 국민들이 '국민의힘 미쳤네'라고 할 정도의 파격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야 하는데, 재산세 종부세 낮춰주겠다는 소리나 하고 있으니... 더 어려운 서민들에겐 그게 다 우리 사회의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의 편에 서는 기득권 정당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거거든요. 왜 이런 걸 못 깨닫는 건지 답답하고 안타깝지요."

- 국민의힘이 원전 문제를 제기했어요. 국민의힘 의도야 어쨌든, 선거 다가오니 북풍으로 해보는 거 아니냐는 지적 등 더는 선거에 도움 되지 않을 거 같은데요.
"이건 짧게 대답할게요. 이제 색깔론은 더 이상 먹히지 않아요. 우리 국민들은 색깔론을 이용하려는 정당이나 정치인에게 더 큰 불이익을 줄 거예요. 색깔론 이용하면 선거에 지고 패가망신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마찬가지로 그걸 또 다른 방식으로 이용하려는 '역색깔론'도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겁니다. 한마디로 '색깔론'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할 구시대의 폐습입니다."

- 오세훈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연립시정을 제안했는데.
"단일화를 해도 결국은 상대의 조직과 지지층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에 그러려면 당연히 이긴 쪽에서 진 쪽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할 수밖에 없어요. 제가 경선에서 이긴다고 해도 진 쪽에 '나는 시장이란 이름만 갖고 시정의 주도권은 (경선에서 패한) 여러분들에게 주겠다'고 할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범보수 진영의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은 하나같이 연립시정이란 당근을 던지는 것이고요."

"부산, 민주당이 무슨 수를 써도 국민의힘이 이길 것"

- 부산 선거는 어때요?
"단호하게 말씀드리지만, 여당이 무슨 수를 써도 부산 선거는 국민의힘이 이깁니다.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띄우고 다소 여론이 출렁거려도 결국 부산은 국민의힘이 이길 겁니다. 확률로 얘기하면 한 90% 이상이라고 할까요."

- 재보궐 선거 전망 어떻게 하세요?
"제 바람은 우리 당이 두 선거를 다 이기는 거고, 그걸 위해서 마지막까지 제가 서 있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할 것입니다. 근데 냉정히 전망해보면 서울시장 선거는 솔직히 안갯속이에요.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가 않다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그런 예측을 떠나서 이번 선거 과정을 보면서 이미 우리 당이 느껴야 할 게 참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보면 민주당의 부끄러운 성 문제로 다시 선거를 하게 됐음에도 귀책 사유를 제공한 당을 압도하지 못하잖아요. 심지어 우리 당 후보들이 단일화 과정에서조차 3석짜리 정당의 후보한테 한 번도 이겨 보지 못하는 현실을 그야말로 뼈저리게 느껴야 해요.

이제 더는 영남과 강남을 기반으로 표를 얻어 당선된 국회의원 숫자로 위세를 떠는 수준으로는 전국·수권정당이 되는 길은 요원하다는 걸 깨달아야 해요. 그러나 과연 우리 당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저와 같은 마음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이번에 우리 당에서 서울시장 후보조차 배출 못 하면, 즉 안철수 후보가 범보수 단일후보가 된다면 본선에서 이겨 서울시장이 된다 해도 그건 우리 당의 패배지 승리가 아닌 거예요.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어 보여요. 제1야당이 자기 당의 대선후보도 없이 대선국면을 통과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 재보선 후 정계개편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이미 대한민국은 수도권과 지방으로 양분화 되었고,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에서 수도권과 지방은 많은 차이가 있어요. 수도권 인구가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고 경제력의 70% 이상이 여기에 집중되어 있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그 차이는 더 심해질 거예요. 저 같은 지방 출신 수도권 1세대들도 이제 고향인 TK(대구·경북)의 정서와 많이 다른데, 2세대 3세대로 내려가면 오죽하겠어요. 제 자식들은 그냥 서울 사람이고, 수도권 사람인 거예요. 상황이 이런데도 주구장창 '수도권은 호남 출신이 많아 우리 당이 이기기 힘들다'란 못난 소리만 하고 앉았으니 어찌 수도권에서 이길 수가 있겠어요.

당내 상황이 이러니 수도권 어려운 지역에서 몇 선을 했던 뛰어난 분들도 이젠 영남 강남으로 옮겨가려고 서로 머리가 터지는 거고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보수의 모습을 보여드리면 충분히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음에도 그걸 포기하고 영남 강남으로 내려가고, 거기서 당선되면 자기 지역의 치우친 목소리를 듣고 와서 다시 엉뚱한 소리를 해대는 거죠. 그러니 수도권 선거는 갈수록 더 힘들어지는 것이고요. 이번에 다시 확인했잖아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우리 국민의힘 후보가 시장 못 되면 정계개편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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