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꽁냥꽁냥' 애정 과시 부부, 생후 2주 아들 죽이곤 "네탓"
부부, 경찰 조사서 서로 책임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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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내 새끼들♡" "눈물난다 여보"
전북 익산에서 생후 2주 된 친아들을 폭행해 죽이고도 '네 탓'이라며 서로 책임을 떠넘긴 20대 부부가 범행 전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에서는 '꽁냥꽁냥'이란 표현을 주고받으며 애정을 과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살인죄를 적용해 이들 부부를 검찰에 송치했다. "아이가 이상 증세를 보인 뒤 병원에 가서 적절하게 치료를 했다면 장애는 있을지언정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전문의 소견을 근거로 삼았다.
전북경찰청은 18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된 A씨(24)와 B씨(22·여) 부부를 살인과 아동학대폭행, 아동학대중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 부부는 이달 초부터 지난 7일까지 자신들이 사는 익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아이가 운다', '분유를 토한다'는 이유로 지난달 27일 태어난 둘째 아들을 침대에 던지고 수차례 뺨 등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다. 이들은 지난 9일 오후 11시57분쯤 "아이가 침대에서 자다가 바닥에 떨어졌다"며 119에 신고했지만, 아이는 숨졌다.
박송희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전날 "아이 어머니는 '아빠가 때려서 아이가 죽었을 것'이라고 하고, 아버지는 '엄마가 아이를 때리고 제대로 돌보지 못해 죽었을 것'이라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 부부는 부모와 부부가 될 준비가 충분히 돼 있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어떤 부부와 부모였을까. A씨 부부의 SNS를 살펴봤다.
아내 B씨는 본인 SNS에 출산 당시 첫째 딸과 둘째 아들 사진을 올리며 남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B씨의 프로필 사진 밑에는 남매 이름과 함께 '○○이 △△이 내새끼들♡'이라고 적혀 있다. 둘째 아들을 위해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일회용 기저귀와 옷·담요 등을 찍은 사진도 남아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조그만 담요에 싸인 둘째 아들 사진과 바닥에 누운 채 아들과 눈을 마주치는 남편 A씨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오늘 왜 이리 아프지. 눈물 난다 여보 엄마가 되는 게. 미안. 요즘 계속 내 수발 들어주느라 고생하네"라고 적었다.
이에 A씨는 해당 게시물 아래 암수 고양이 한 쌍이 서로 껴안고 있는 이모티콘을 남겼다. B씨는 그 아래 "꽁냥꽁냥"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꽁냥꽁냥은 연인끼리 가볍게 스킨십을 하거나 장난을 치며 정답게 구는 모양을 말한다.
B씨는 SNS에 남매가 커가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계속해서 올려왔다. 둘째 아들이 태어난 지난달 27일에는 아들 사진과 함께 "우리 둘째 아들 오전 6시7분 49㎝ 3.11키로(㎏) 응급제왕절개 37주로 태어낫(났)다. 남매 잘 키워보자"고 썼다. 친구와 지인들은 "수고 많았어유", "고생했어요. 네 명까지 쭉", "축하해" 등 A씨 부부를 축하하고 격려하는 댓글을 달았다.
A씨도 본인 SNS 프로필에 둘째 아들의 출생 당시 사진을 배경 화면으로 설정해 놨다. 경찰은 "아버지가 아이를 침대에 던졌을 때 벽에 (머리 등을) 찧지 않았을까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아이 출생 후 4차례, B씨는 3차례 아들을 폭행했다.
A씨는 첫째 딸도 생후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지난해 2월 8일 학대를 한 혐의도 받아왔다. 경찰은 "아버지가 아이가 운다고 때려서 코피가 났고, 어머니가 직접 신고했다"고 했다. 첫째 딸은 현재 영아원에서 보호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 당시 둘째 아들의 몸무게는 2.94㎏이었다. B씨의 SNS 글을 보면 사망 당시 아들의 몸무게는 출생 당시보다 0.17㎏ 빠졌다. 부검의는 저체중으로 봤다. "생후 14일 된 아기가 정상적인 발육 상태라면 3.5㎏ 정도는 돼야 한다"면서다.
경찰 안팎에서는 "A씨 부부가 아이를 굶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A씨 부부는 경찰에서 '아들을 일부러 굶긴 적은 없다'고 했다"며 "아이가 (A씨 부부 폭행으로) 머리를 다치고 나서는 분유를 못 먹고 토해 몸무게가 준 것 같다"고 전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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