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노린 남편, 임신한 아내 살해 전 웃으며 사진 찍었다

터키에서 한 남성이 임신한 아내를 300m 높이의 절벽 아래로 밀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더선

16일(현지시간) 영국 더선은 남편 하칸 에이살(40)이 자신의 아내 셈라 아이살(32)을 터키 서남부 무글라시(市)의 버터플라이 계곡 절벽에서 밀어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8년 6월 하칸과 셈라는 버터플라이 계곡으로 휴가를 떠났다. 두 사람은 다정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어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임신 7개월이었던 부인과 뱃속의 태아는 절벽 아래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들은 장례식 도중 감정 변화가 없는 하칸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셈라의 오빠는 현지 인터뷰에서 "우리가 동생의 시체를 확인하러 법의학연구소에 갈 때 하칸을 동행하지 않았다"며 "우리 가족과 나는 매우 절망했지만 정작 동생의 남편인 하칸은 슬퍼 보이지도 않았다"고 격분했다.

현지 수사당국은 하칸이 아내와 함께 넣었던 4만865파운드(약6300만원) 상당의 생명보험금을 타기 위해 아내를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하칸은 해당 보험금의 수령인을 자신으로 해놓은 뒤 아내가 사망한 직후 이를 청구했으며, 죽은 아내 이름으로11만9000리라(약1900만원) 규모 대출을 3건 받은 것으로드러났다.

ⓒ더선

수사당국은 이들이 절벽 꼭대기에서 3시간 가량을 보냈던 이유는 하칸이 주변에 아무도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칸이 인적이 없다는 걸 깨닫자마자 아내를 절벽에서 밀어 고의로 살해했다고 말했다. 공소장에는 하칸이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지만 경찰의 조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거절당한 사실도 적시됐다.

결국 하칸은 지난해 11월 살해 혐의로 구속됐다. 하지만 그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칸은 "절벽에서 아내가 가방에 넣어둔 휴대전화를 달라고 했다. 아내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려고 몇 걸음 내디뎠을 때 등 뒤에서 아내 비명이 들렸다"며 "돌아봤더니 아내는 절벽 아래로 추락하고 없었다. 나는 아내를 밀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또한 사망한 아내의 여동생이 "하칸은 평소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절벽 위에서 어떻게 오래 머무를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증언한 것에 대해 하칸은 "2014년부터 낙하산, 번지점프, 래프팅 등 익스트림스포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결혼 전 아내와 함께 생명보험에 가입했다"며 "수혜자가 나로 지정돼 있었던 건 몰랐던 사실이다. 직원에게 서류를 건네받아 아내에게 가져다줬고 수혜자 지정 등 서류 빈칸은 모두 아내가 채우고 사인했다"고 주장했다.

데일리안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