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겼는데.." 트럼프, 백악관 방 뺀 뒤 첫 언론 인터뷰

고석현 2021. 2. 1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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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우리가 크게 이겼다고 본다…일어난 일은 수치스러운 것이고 대선일 밤에 우리는 제3세계 같았다."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백악관을 떠난 뒤 처음으로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부터 자신을 지지해온 극우논객 러시 림보의 사망을 추모하는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약 24분간 전화로 출연해 재차 대선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논객 림보를 '전설'로 치켜세우며 림보가 2016년 대선 때부터 자신의 승리를 예측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와 인생에 놀라운 본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뒤 이어 대선조작 주장도 거듭했다. "림보는 우리가 대선에서 이겼다고 생각했다"며 "여담이지만 나도 그렇다. 우리가 크게 이겼다고 본다"고 했다. 또 "이 나라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 사람들이 몹시 화가 났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를 겨냥해 "이런 일이 민주당에서 일어났으면 사방에서 폭동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공화당 시스템의 어떤 단계에서 (그와 같은) 동일한 지지가 없다"고 서운함을 표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수십년간 정치 논객으로 보수진영의 인기를 끌어온 러시 림보가 17일(현지시간) 폐암으로 사망했다. 70세. EPA=연합뉴스


이날 전국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존재감을 환기시켰다. 상원의 탄핵심판 무죄판결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며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탄핵심판이 끝날 때까지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아왔다.

하지만 지난 13일 무죄판결 직후 탄핵심판을 '미 역사상 최악의 마녀사냥'으로 비난하는 성명을 즉각 낸 데 이어 16일에는 매코널 공화당 대표를 맹공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2022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친(親)트럼프' 후보를 밀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에서 무죄판결을 계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되살리며 공화당 내 '비충성파'에 대한 응징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해왔다.

고석현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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