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눈부신 설경, 대관령 3대 목장 어디로 갈까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는 목장이 여러 개 있다. 작은 동물원 같은 초라한 목장을 갔다가 실망하는 사람도 많다. 이른바 ‘삼대(三大) 목장’을 가야 목장다운 풍광을 만날 수 있다. 대관령 양떼목장, 삼양목장, 하늘목장이 주인공이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규모도, 풍경도, 체험 거리도 모두 다르다. 세 목장을 모두 둘러보고 온 이유다. 대관령은 아직 한겨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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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용 몰고 휘릭 - 삼양목장
먼저 삼양목장. 대관령에서 유일하게 자가용으로 활보할 수 있는 목장이다. 삼양목장은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4월 중순까지를 ‘화이트 시즌’이라 부른다. 이 기간은 셔틀버스를 운영하지 않는 대신 자가용을 몰고 해발 1140m ‘바람의 언덕’까지 올라갈 수 있다. 언덕에 서면 서쪽으로 황병산(1407m)과 오대산(1563m)이 보이고 동쪽으로 강릉 시내와 바다까지 보인다.
목장을 방문한 2월 4일 대관령은 적설량 약 5㎝를 기록했지만, 바람이 워낙 세 정상부에 눈이 거의 없었다. 뺨을 할퀴는 듯한 맹렬한 바람 탓에 제대로 서 있기도 버거웠다. 그나마 ‘연애소설나무’ 주변은 바람이 잔잔하고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다.
19㎢(600만 평)에 달하는 삼양목장 초원에는 양 150두, 소 300두가 산다. 그러나 겨울에는 방목하지 않는다. 입구 쪽 축사에서 양과 타조에게 먹이 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알려진 대로 삼양목장은 삼양식품이 운영한다. 매점에서 유기농 우유와 아이스크림, 컵라면 등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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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떼와 눈밭에서 놀기 - 하늘목장
동해까지 보이는 삼양목장은 장쾌한 풍광이 일품이다. 그러나 눈밭을 뛰노는 양 떼는 볼 수 없다. 바로 이때 하늘목장이 대안이다. 하늘목장에는 양 180두, 말 20여 두, 젖소 300여 두가 산다. 이 가운데 양과 말은 겨울에도 방목한다. 실내 체험장이 아니라 양이 뛰노는 울타리 안에서 먹이 주기를 체험할 수 있다.
하늘목장은 삼양목장보다 더 넓다. 면적이 33㎢(1000만 평)에 달한다. 그런데도 걸어서 목장을 둘러보는 사람이 많다. 목장 정상에서 약 40분만 걸으면 백두대간 선자령(1157m)에 닿는다. 유난히 등산객이 많은 까닭이다. 등산 채비를 하지 않았다면, 하늘목장의 상징인 ‘트랙터 마차’를 타고 목장을 둘러보면 된다. 겨울에도, 승객이 한 명뿐이어도 마차가 다닌다. 3월 1일까지는 입장객에 한해 무료로 눈썰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승마장을 한 바퀴 도는 승마 체험도 사계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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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가적인 풍경 - 대관령 양떼목장
사실 삼양목장과 하늘목장은 너무 넓다. 여의도 4~7배에 달하는 초원을 다 둘러볼 수도 없다. 적당히 걷기 좋은 산책로와 목가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대관령 양떼목장이 방문객이 가장 많은 건 그래서다. 코로나19 탓에 방문객이 줄어든 지난해를 빼면 한 해 50만 명 이상이 양떼목장을 찾는다.
해발 830m에 자리 잡은 대관령 양떼목장은 우선 접근성이 좋다. 목장 안에는 1.3㎞ 길이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먹이 주기 체험장에서 양에게 건초를 주고 느긋하게 산책하면 두세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양떼목장의 사진 명소는 작은 움막 앞이다. 눈 덮인 움막의 모습이 영락없는 알프스 목장 같다. 아쉬운 점은 올겨울 강원도에 눈이 많이 안 왔다는 사실이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겨울에는 지난해 12월 불과 8.6㎝ 쌓인 게 최고 기록이다. 그래도 포기하긴 이르다. 예부터 대관령에는 2~3월에 폭설이 잦았다.
평창=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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