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그곳] 흉물이 흉기로..도심 속 폐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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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질 듯 방치된 폐건물 아래 아들 손을 잡은 엄마가 말했다.
지난 5일 서울 구로구 개봉동 주택가 사이 공사 건물은 멀리서 봐도 흉측했다.
개봉동에서 20년째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3년 전에 공사 건물 아래 주차된 차량 위로 건축 자재가 떨어져 차가 파손된 적도 있었어요"라며 "바람 부는 날이면 뒤로 돌아서 가요 뭐 떨어질까봐..."라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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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박태현, 이승주 기자 = “엄마 손 꽉 잡아”
쓰러질 듯 방치된 폐건물 아래 아들 손을 잡은 엄마가 말했다.
지난 5일 서울 구로구 개봉동 주택가 사이 공사 건물은 멀리서 봐도 흉측했다. 뼈대만 세워진 채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건축 자재들이 아래로 떨어질까 위험해 보였다. 건물 앞은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 단지, 초등학교로 이어지는 길로 주민들의 통행이 빈번하다. 언제든 인명피해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9층 높이의 건축물에는 근린생활시설이 만들어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사장의 안전조치가 미흡해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며 마찰이 생긴 뒤로 10년 정도 공사가 멈춰 있었다. 이후 주민들은 매년 건물을 철거해달라는 항의했다. 이에 구로구는 지난 2018년 구조물을 정비대상으로 판단하고 땅을 매입해 공공 도서관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보상을 두고 다시 2년째 방치되고 있다.
개봉동에서 20년째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3년 전에 공사 건물 아래 주차된 차량 위로 건축 자재가 떨어져 차가 파손된 적도 있었어요”라며 “바람 부는 날이면 뒤로 돌아서 가요 뭐 떨어질까봐...”라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서울 관악구 남부중앙시장 내 공사현장도 이와 비슷했다. 지난 2011년 재건축을 통해 쇼핑시설을 갖춘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탈바꿈을 예상했으나, 시공업체 부도로 현재까지 골조 공사만 완료된 채 진행이 중단된 상태다.
건물 주위에는 음식점과 마트, 학원 등 상가들이 많았다. 또 100m 이내에 초등학교가 있지만 건물 앞에는 낮은 가림 판만 세워진 채 별다른 안전장치는 없어 보였다.
서울 도봉구 창동역 바로 앞에도 뼈대만 드러낸 채 장기 방치된 건물이 있다. 1, 4호선 창동역에서 내다보면 공사가 중단돼 붉은 녹이 내려앉은 철골 구조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창동역을 이용하던 한 시민은 “미관상 안 좋고 통행에 불편한데도 10년째 저 상태잖아요”라며 “작년에 손자도 공사 구조물에 걸려 넘어져 다쳤어요. 얼른 정부에서 해결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창동민자역사 개발은 지상 10층 규모로 문화시설을 짓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공사가 시작된 이후 시행사가 파산하고 난항을 겪으며 2009년부터 공사가 중단돼 현재까지 골조만 남아 있다.
서울 도봉구청 건축정책팀 담당자는 “창동민자역사 개발사업에 대한 회생 계획안이 서울회생법원에 제출돼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기존 채권자들에 대한 채권금액을 청산하는 게 가장 큰 과제로 오는 5월 말까지 진행된다”고 말했다.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회생 절차가 5월 중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시공사 선정 후 12년 만에 사업이 재개될 전망이다.
폐건물의 경우 현행법에 따라 국토교통부에서 3년마다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지난 2019년 국토부에서 시행한 '공사 중단 건축물 실태조사' 결과 전국에 공사가 중단된 폐건물은 322곳이다. 방치 건축물 정비법이 지난 2014년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폐건물이 사유재산인 탓에 지자체도 철거나 정비를 강제할 수 없어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기 방치된 건물은 인근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도시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를 침체시킬 수 있다. 정치권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 등 관계 기관들이 방치된 건물에 대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하는 이유다.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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