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추우면 거북이도 기절..美 텍사스 2500마리 구조 [영상]
텍사스도 영하 22도..30년만 최저
미국 텍사스주의 섬 사우스 파드레 해안가 곳곳에 바다 거북의 모습이 보인다. 차가운 파도가 밀려와도 미동이 없어 마치 죽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거북이들은 기절한 상태다. 기록적인 한파 탓이다.
이렇게 기절한 수백 마리를 포함해 이 섬에서만 2500마리의 바다 거북이 구조됐다고 더힐 등이 16일(현시시간) 보도했다.
미국 중남부에는 며칠째 폭풍과 폭설을 동반한 맹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평소 겨울에도 기온이 영상 10도 이상을 유지하던 텍사스주의 경우 30여년 만에 기온이 영하 18~22도까지 떨어졌다. 정전 사태와 인명 피해가 빈발하는 가운데 추위에 약한 바다 거북도 수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거북이는 외부 기온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냉혈동물이다. 기온이 영상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무기력해지고, 운동 능력이 떨어져 헤엄을 칠 수 없게 된다. 겨울에도 따뜻한 텍사스주 앞바다가 거북이들의 주요 서식지가 된 이유다.
그런데 이 곳에 30여년 만에 기록적인 한파가 닥치면서 이에 적응하지 못한 거북이 수백 마리가 기절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 거북이들 중엔 멸종위기종인 푸른 바다 거북(green sea turtle)도 포함돼 있었다. 온몸이 마비된 거북이들은 차가운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다가 해안가로 밀려오기도 했다. 보트에 부딪히거나 포식자에게 먹힐 위험도 큰 상황이었다.
이 소식을 듣고 자원 봉사자들로 구성된 구조대가 섬으로 달려갔다. 봉사자들은 거북이들을 자가용이나 보트에 실어 따뜻한 보호시설로 옮겼다. 이동 중에도 거북이 몸을 녹일 수 있도록 자동차 뒷좌석에 따뜻한 담요를 깔았다. 한 자원 봉사자는 "보트로 이틀 동안 거북이 185마리를 구조했다"고 말했다. 거북이들은 현재 보호시설에서 봉사자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회복 중에 있다.
미 기상청은 맹추위가 오는 2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강추위로 15일 텍사스주를 포함한 25개주에 한파 경보가 발령됐다. 25개주 지역 주민은 미국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1억5000만 명에 달한다.
미 전 국토의 70%에 눈이 내렸고, 앨라배마·오클라호마·켄터키·텍사스 등 7개주는 비상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발전 시설이 멈춰 18개주 550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는 정전 사태도 발생했다고 CNN은 전했다.
정전으로 벽난로를 켜다 난 화재로 할머니와 아이들이 숨지는 등 이번 강추위 사태로 목숨을 잃은 사람도 20여 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파의 원인이 지구 온난화에 있다고 보고 있다. 북극 바다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강한 고기압 소용돌이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북극 찬 공기가 남쪽으로 더 내려왔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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