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어린이집 원장 "1~2주 간격으로 새 상처 계속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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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이가 어린이집에 등원한 직후부터 몸 곳곳에서 상처가 발견됐고, 사망 전날엔 "모든 걸 포기한 모습이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어린이집 원장 A씨, 홀트아동복지회 직원 B씨 등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정인이가 양부모로부터 겪은 학대 정황에 대해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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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 전 안았을 때 무게감 못 느껴.. 사망 전날엔 모든 걸 포기한 모습"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이가 어린이집에 등원한 직후부터 몸 곳곳에서 상처가 발견됐고, 사망 전날엔 “모든 걸 포기한 모습이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17일 살인·상습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모 장모(34)씨와 아동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부 안모(36)씨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어린이집 원장 A씨, 홀트아동복지회 직원 B씨 등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정인이가 양부모로부터 겪은 학대 정황에 대해 증언했다.
A씨는 정인이가 어린이집에 입학했던 지난해 3월부터 몸에 반복적으로 상처가 났다고 증언했다. A씨는 “입학했을 때만 해도 정인이는 발랄하고 건강한 아이였지만 곧 얼굴, 이마 등에 긁힌 상처와 멍이 든 채 등원했다”며 “1~2주 간격으로 새로운 상처가 계속 발견됐다”고 말했다.
학대를 의심한 담임 교사는 지난해 3월 24일 정인이의 신체를 촬영해 기록해두기도 했다. A씨는 “상처가 난 이유 등에 대해 양모 장씨에게 물었지만 장씨는 ‘잘 모르겠다’거나 ‘대부분 부딪히거나 떨어져서 생긴 상처’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25일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에 처음 학대 신고를 했던 상황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그는 “허벅지 안쪽에 멍이 들고 배에 상처가 있어 많이 놀랐다”며 “더 이상 의심만 할 게 아니라 신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신고했다”고 울먹였다. 하지만 장씨는 “정인이 아빠가 ‘베이비 마사지’를 하다가 멍이 든 것 같다”고 말하며 학대를 부인했다고 한다.
장씨는 지난해 7월부터 약 두 달 동안 아이를 등원시켜야 한다는 어린이집 요청에도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정인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다. A씨는 같은 해 9월이 되어서야 다시 등원했던 정인이를 떠올리며 오열했다. 그는 “기아에 시달리는 아이처럼 극도로 야윈 채 배만 볼록 튀어나왔고 안았을 때 무게감이 전혀 없었다”며 “다리를 계속 부들부들 떨고 걷지 못해 장씨 몰래 가까운 소아과에 정인이를 데려갔다”고 했다.
당시 진료 의사도 급격한 체중 감소 등을 의심해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12일 정인이가 마지막으로 어린이집에 등원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정인이가) 모든 걸 다 포기한 모습이었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고 울먹였다.
홀트아동복지회 직원 B씨는 지난해 9월 장씨로부터 “정인이가 일주일째 밥을 먹지 않는다. 씹으라고 소리쳐도 듣지 않는다”는 전화를 받았다. B씨는 수차례 정인이를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고 권고했으나 장씨는 이를 무시했다고 한다. B씨는 “아이가 한 끼만 못 먹어도 응급실에 데려가는 게 보통 부모인데 장씨는 ‘불쌍한 생각도 안 든다’며 일주일 넘게 병원에 가지 않았다”며 “결국 양부에게 전화해 병원에 가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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