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 어떡해, 6000억 샀는데.. 中 이항 가짜계약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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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표 드론 개발업체 중 하나인 이항(EHang)이 허위 계약 의혹에 휩싸이며 16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주가가 63%가량 폭락했다.
이항 본사 공장과 독점 판매업체 등을 방문한 결과, 그 실체가 모호하며 이항이 주가 급등을 위해 지금껏 '가짜 판매 계약(sham sales contract)'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항이 회계 부정으로 상장 폐지된 중국 기업 루이싱커피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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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정보업체서 민낯 폭로
서울시·국토부, 지난해 이항 제품
시범 비행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
중국의 대표 드론 개발업체 중 하나인 이항(EHang)이 허위 계약 의혹에 휩싸이며 16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주가가 63%가량 폭락했다. 지난해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다 회계 부정 사건으로 나스닥 시장에서 퇴출된 루이싱커피의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항 주식을 60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는 국내 투자자에게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이날 글로벌 투자정보업체 울프팩리서치는 ‘이항: 폭락할 운명에 놓인 주가 급등(EHang: A Stock Promotion Destined to Crash and Burn)’이라는 제목의 33쪽 짜리 공매도 보고서를 내놨다. 이항 본사 공장과 독점 판매업체 등을 방문한 결과, 그 실체가 모호하며 이항이 주가 급등을 위해 지금껏 ‘가짜 판매 계약(sham sales contract)’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골자다.
먼저 울프팩리서치는 이항과 거액의 구입 계약을 체결한 주요 고객사 ‘쿤샹’의 주소지 3곳 중 2곳이 허위였다고 했다. 나머지 1곳에는 직원 1명밖에 없었다고 한다. 또 쿤샹이 이항과 계약을 맺기 9일 전에 설립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항의 주가를 부풀리기 위해 급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광둥성에 있는 이항의 드론 생산공장에는 조립 라인과 제조 장비, 원자재 등이 사실상 전무했다고 울프팩리서치는 전했다. 공장 건물의 경비원이 1명에 그치는 등 보안 시스템이 거의 갖춰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해당 보고서가 공개되자 이항 주가는 124.09달러에서 62.69% 폭락한 46.30달러로 장을 마쳤다.
문제는 국내에서 해외 주식 열풍이 불면서 이항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16일 기준 이항을 5억5033만 달러(약 609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해외 주식 보관 규모 중 10위다. 올해 들어서 순매수 결제 금액은 9978만 달러(약 1100억원)에 이른다.
이항이 회계 부정으로 상장 폐지된 중국 기업 루이싱커피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루이싱커피는 지난해 4월 매출 규모 등을 부풀린 회계 조작이 드러나 지난 5일 파산 신청을 했다. 당시에도 미 투자정보업체 머디워터스리서치가 루이싱커피의 비리를 폭로하는 공매도 보고서를 냈었다.
앞으로 이항이 보고서에 어떻게 해명할지가 관건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가 관계자는 “앞서 니콜라도 공매도 세력의 보고서에 대한 충분한 반박을 하지 못해 주가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최근 이항 주가는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할 정도로 폭등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산업의 실체를 의심하게 될 만한 이슈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드론 관련 행사에서 이항의 제품인 드론 택시 ‘EH216’이 시범비행한 것도 뒤늦게 논란 되고 있다. 이항의 기술력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행사를 진행해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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