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작년 해외여행 대신 골프장 가고 수입차 샀다
2030 증가율이 4050보다 높아
수입차 판매 1년새 13% 늘어
30대가 40대보다 더 많이 사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내수 소비는 전반적으로 침체했다. 이런 가운데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는 골프용품과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수입차 세 대 중 한 대는 30대가 구매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17일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석 달간 골프장 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약 10% 늘었다. 골프장 신용카드 사용액을 연령별로 분석했더니 20대와 30대의 증가율이 40대와 50대보다 높았다고 KB카드는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몰인 G마켓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20~30대의 골프용품 구매 건수는 2019년 상반기보다 많아졌다. 골프 피팅(골프채 맞춤 제작)은 47% 증가했고 골프 잡화(29%)와 여성 골프 의류(22%)의 구매 건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11월 국내에선 수입차 24만3440대가 팔렸다. 2019년 같은 기간(21만4708대)과 비교하면 13.4% 증가했다. 법인이 아닌 개인이 구매한 수입차는 지난해 1~11월 15만4501대였다. 연령별로 보면 30대(4만9650대)가 가장 많았다. 40대(4만9617대)와 50대(3만672대)가 뒤를 이었다. 20대(8766대)가 구매한 물량도 적지 않았다.
유통업계에서는 20~30대가 지난해 백화점 매출의 버팀목 역할을 한 ‘구원투수’였다는 말이 나온다. 롯데백화점의 명품 매출에서 20~30대의 비중은 지난해 44.9%였다. 2018년(38.2%)과 2019년(41.4%)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는 백화점 전체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명품관 매출만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여기엔 20~30대의 ‘플렉스 소비’(자기만족을 중시하며 고가의 물건을 과시적으로 사는 소비 형태)의 영향이 컸다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롯데카드에선 아예 명품족을 겨냥한 신상 카드를 내놨다. 지난해 11월 처음 선보인 롯데 플렉스 카드는 할인 행사가 없는 명품 매장에서도 구매 금액의 7%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게 특징이다. 이 카드를 새로 발급받은 고객 2명 중 1명이 2030이다.
20~30대가 명품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큰손으로 떠오른 게 청년 세대 전체의 풍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청년층 사이에서도 빈부 격차가 심화하고 있어서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달 ‘지역별 임금 불평등의 변화’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지니 계수는 0.306으로 1년 전(0.294)보다 0.012포인트 상승했다. 소득분배 지표인 지니 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29세 이하 청년층의 임금 불평등은 심해졌다. 29세 이하의 지니 계수는 2019년 상반기 0.197에서 지난해 상반기 0.214로 0.017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30~54세(0.011포인트 상승)나 55세 이상(0.014포인트 상승)보다 지니 계수 상승 폭이 컸다. 청년 비정규직의 월 평균 임금(162만원)은 정규직(265만원)의 61% 수준에 그쳤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 세대 내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육 격차와 임금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인문 계열 졸업생의 인력 미스매치(불일치)를 어떤 재교육을 통해 해결할 것인지 등 거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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