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 621명, 설 확산 우려가 현실로..'도로 9시' 되나
충남 귀뚜라미 보일러 공장 129명
설 가족모임 통한 감염도 잇따라
정부 "거리두기 다시 강화할 수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한 달여 만에 다시 600명대로 올라섰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지 며칠 안 돼 환자 수가 다시 확산세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차 대유행의 전조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1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621명 늘었다. 지난달 10일(657명) 이후 38일 만에 600명대가 됐다. 일주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신규 환자도 405.85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지 이틀 만에 2.5단계(400~500명) 기준을 넘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중대본 브리핑에서 “설 연휴 평균 4만~5만 건 정도 검사가 이뤄졌고, 설 연휴가 끝난 뒤 월·화요일에 두 배에 해당하는 8만~9만 건의 검사가 이뤄졌다. 검사량 증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 3차 유행이 재확산하는 상황인지 판단이 쉽지 않아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누적 140명), 강북구 사우나(44명), 구로구 체육시설(44명), 경기도 부천시 영생교·보습학원(152명) 등 집단 발병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여기에 서울 송파구 보습학원에서 새 집단감염이 발생해 17일 오후 6시 기준 관련 환자가 최소 22명에 달한다. 경기도 남양주시 산업단지 내 한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는 낮 12시 기준 직원 115명이 확진됐다. 확진자의 대부분인 외국인 직원은 전체 확진자 115명 중 106명이다. 방역당국은 단체생활을 하는 외국인 직원들의 숙소와 구내식당 등이 집단감염의 경로가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수도권에서도 충남 귀뚜라미 보일러 공장 환자가 좀처럼 멈추지 않으며 100명을 넘어 최소 129명이 확진된 상태다.
설 연휴 가족모임을 연결고리로 한 집단감염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부산에서 가족모임 뒤 6명이 감염됐고, 세종에선 조부모 집에 모였던 일가족 12명 중 5명이 감염됐다. 광주·전남·경북에서도 연휴 동안 가족모임을 통한 확진자가 발생했다. 잠복기를 고려하면 앞으로 꾸준히 관련 감염이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4차 유행의 전조일 수 있다”며 “특별한 대책이 없는 상태에선 상황이 좋아질 이유가 없고 환자는 늘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정부는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거리두기 단계를 포함한 조치를 다시 강화하는 것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 15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로 하향하고 유흥시설 등의 운영을 허용했다. 영업제한 시간도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1시간 완화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계속 확산한다면 현재 취하고 있는 조치들을 다시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여지도 있다”며 “운영시간 제한을 10시로 완화했던 부분이나 단계 조정 같은 부분도 환자 수 추이에 따라 검토 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재편 시기도 조정될 수 있다. 손 반장은 “유행이 확산되기 시작하면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로 재편하는 과정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며 “유행 추이가 어떻게 되는지 보면서 재편 과정은 일정대로 준비하되 이행 시기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수연·전익진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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