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었더니 역시.. 거리두기 다시 올라가나

박정훈 2021. 2. 1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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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 귀뚜라미 공장과 남양주 진관산단 등에서의 집단감염으로 17일 신규 확진자가 621명을 기록하며, '재유행'의 전초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할 경우 '거리두기 상향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확진자 수가 증가세로 갈 경우 거리두기 상향 혹은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를 내렸다가 올리는 게 정부로서는 모양 빠지는 일일 수도 있지만, 증가세가 뚜렷하면 어쩔 수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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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신규확진자 추이 '촉각'.. 전문가들 "700~800명대 사나흘 지속되면 단계 올려야"

[박정훈 기자]

 경기도 남양주시 진관산업단지 대동프라스틱 공장에서 직원 100여명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된 가운데, 17일 오후 공장 부근에 설치된 임시진료소에서 공단 입주업체 직원 12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공장 직원 대부분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들이며,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아산 귀뚜라미 공장과 남양주 진관산단 등에서의 집단감염으로 17일 신규 확진자가 621명을 기록하며, '재유행'의 전초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18일 확진자 수 역시 500~600명대가 예상된다.

설날 연휴 대규모 이동이 유행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아직 미지수인 데다가, 지난 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면서 비수도권의 경우 영업 제한이 사실상 풀린 상황이라는 점이 더욱 불안을 부추기는 요소다. 국민들의 경각심도 상대적으로 풀어진 상태이다 보니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섣불렀던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현 상황에서 대규모 유행 국면으로 진입할 경우, 2월 말로 예정된 백신 접종은 물론 3월 학교 개학 계획에도 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거리두기 단계 상향? "환자 추이 보고"

정부는 현재의 증가세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재유행'인지 이번 주 동안 추이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할 경우 '거리두기 상향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17일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만약 계속적으로 확산이 되면, 지금 취하고 있는 저희 조치들을 다시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여지도 있다"라며 "오후 9시 운영시간 제한을 10시로 완화했던 부분이라든지, 단계의 조정 같은 부분들도 환자 추이에 따라서는 검토 가능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윤태호 중수본 방열총괄반장은 현 상황에 대해 설 연휴 직후 검사 수 증가와 설 연휴 전 이뤄졌던 일부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설 연휴 이동량 증가의 영향에 대해서는 "5일~1주는 지나야 나타난다"라며 선을 그었다.

4차 대유행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윤 반장은 "백신 접종으로 인해 방역 긴장도가 완화되고, 국민 피로도가 증가되는 것 등이 고려될 때 전반적으로 3~4월에 다시 유행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라며 "중대본도 그 부분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고, 유행이 나타나도 유행의 곡선을 최소화하는 방안들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부, 덜컥 거리두기 단계 내려... 재유행 대비해야"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완화돼 영업제한·금지 조치가 풀린 1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상무지구에서 시민들이 길을 지나고 있다
ⓒ 연합뉴스
전문가들도 확진자 수가 증가세로 갈 경우 거리두기 상향 혹은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3차 대유행 당시 초기에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 상향을 미루면서 유행의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점을 반면교사 삼아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를 내렸다가 올리는 게 정부로서는 모양 빠지는 일일 수도 있지만, 증가세가 뚜렷하면 어쩔 수 없다"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지난번 단계를 내릴 때도 수도권에서는 감소세가 아니었는데 덜컥 내려버린 게 문제가 됐다"라며 "700~800명대로 2~3일 동안 나올 경우에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금 당장 조정을 결정하기에는 이르고, 며칠 동안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만약 재유행이라고 하면 다음 주로 예정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거쳐서, 전반적인 방역의 목표나 방향을 조정한 거리두기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지금처럼 억제로 갈 것인지, 어느 정도의 확진자 증가는 용인하고 백신 접종까지 기다리는 방식으로 갈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면서 "방역 전체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일단 정부가 거리두기 '하향 조치'들을 예고하고 있는데, 그 사인부터 거둬들였으면 한다"라며 "또한 정부는 재유행에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자신하지만, 천 명 단위의 유행이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유행이 올 수 있으므로 병상 확보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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