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 만점~ 운치 만끽.. 호젓한 그 겨울을 걷다
충북 제천은 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꼽힌다. 청풍호 주변 옥순봉 등 제천의 유명한 산들이 절경을 펼쳐놓고 폭설이 내려 설국으로 변한 의림지는 겨울정취를 풍긴다. 이런 제천에 새 명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의림지에 용추폭포 유리 전망대가 들어섰고, 올 연말 청풍호를 가로질러 옥순봉을 잇는 출렁다리가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역사 깊은 의림지로 간다.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3대 저수지 중 하나다. 저수지 남쪽 용추폭포에 지난해 8월 29일 유리전망대가 들어섰다. 용추폭포는 이무기가 용이 돼 승천하지 못하고 터져 죽어 만들어진 곳이라는 전설을 품고 있다.
용추폭포는 약 30m 높이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웅장한 폭포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경호루 뒤쪽으로 가야 한다. 경호루 근처에 있는 후선각 터도 전망 포인트다. 건너편은 홍류정이다.
폭포 위를 가로지르는 유리 전망대는 유리 데크로 된 구간과 나무 데크로 만든 직선 구간으로 나뉜다. 규모는 직선부 길이 24m에 폭 3m, 곡선부 길이 42m에 폭 2.4m다.
유리 전망대를 걸으면 폭포 위를 산책하듯 아찔하다. 전망대 바닥은 투명 유리와 불투명 유리가 섞여 있는데, 철제 기둥에 설치된 센서를 지나면 불투명 유리가 투명하게 바뀌어 폭포가 내려다보이는 깜짝 재미를 선사한다.
폭포 주변과 수문 아래는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게 자연 친화적으로 꾸몄다. 밤에는 여러 색으로 변하는 조명 아래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을 지나면 웅장한 소나무 숲이 반긴다. 의림지 둑을 든든하게 지키는 한편 풍광을 더욱 운치 있게 만든다. 눈밭인지 저수지인지 모를 정도로 변해 버린 의림지의 설경이 고즈넉하다. 한 폭의 수묵화나 다름없다.
제천에서 물 관련 또 하나의 여행지는 청풍호다. 청풍호에 옥순봉과 구담봉이 있다. 두 곳 모두 단양 8경에 속해 있다. 모양이 죽순(竹筍) 닮아 이름 지어진 옥순봉은 행정구역으로는 제천시 수산면에 속한다. 조선시대 단양군수 퇴계 이황은 청풍군수 이지번에게 옥순봉도 단양 땅으로 넘겨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 아쉬운 마음에 퇴계는 옥순봉 아래 단양으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의미로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는 글자를 새겼다.
계란재 주차장에서 20분쯤 오르면 374봉이다. 구담봉과 옥순봉의 갈림길이다. 옥순봉으로 향하는 길은 대부분 내리막이다. 마지막 바위지대를 5분 정도 오르면 옥순봉 전망대다. 호수 너머 가은산과 금수산이, 동쪽으로는 구담봉이 보인다. 서쪽 전망대에서는 호수 위에 빨간 구조물을 자랑하는 옥순대교가 보인다. 그 왼쪽으로 오는 12월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222m 길이의 옥순봉 출렁다리가 호수를 가로지르고 있다.
374봉으로 돌아와 물에 비친 바위가 거북 형태라 해서 이름 붙여진 구담봉으로 향한다. 데크 계단을 내려갔다 올라서면 정상석이다. 바로 옆에 전망대가 있다. 발아래로 옥빛의 청풍호가 장쾌하게 펼쳐지고 그 가장자리에 장회나루가 자리한다.
옥순봉·구담봉 6㎞ 3시간 30분 소요
40㎜ 두께 삼중 강화유리 전망대 ‘안심’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의림지에 가려면 중앙고속도로 제천나들목에서 빠지면 된다. 대중교통으로는 열차, 고속버스, 시외버스 등을 이용해 제천으로 온 뒤 의림지로 가는 시내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특히 최근 중앙선 KTX가 운행하면서 더욱 편리해졌다.
옥순봉 및 구담봉의 경우 단양나들목이 가깝다. 단양과 제천의 경계인 계란재가 출발점이다. 주차장~374봉~옥순봉~374봉~구담봉~주차장 코스는 약 6㎞로 3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산행시간이 다소 짧다고 얕봐서는 안된다. 바위 구간이 있어 등산화 착용이 권장된다.
용추폭포 유리 전망대는 두께 약 40㎜ 삼중 강화유리를 사용해 안전하다. 비나 눈이 내리면 미끄러우니 조심해야 한다. 의림지는 무료로 상시 개방하고, 조명은 오후 6시부터 들어온다.
장회나루 입구에 매화 가지를 숨긴 퇴계가 기생 두향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바라보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 두향은 퇴계가 9개월간 단양군수로 재임하며 사모했던 관기다.
제천·단양=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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