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박인영·변성완, 경선토론서도 '한일해저터널 비판'
[김보성 기자 kimbsv1@ohmynews.com]
▲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경선 토론에 나선 김영춘 전 해부수 장관,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 변성완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
ⓒ KNN |
4.7 부산광역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이 서로를 한껏 치켜세웠다. 다른 후보의 가장 탐나는 능력이 무엇이냐는 황범 KNN(부산경남방송) 아나운서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틀 전인 15일 야당인 국민의힘 박성훈·이언주·박민식·박형준 예비후보의 경선토론에 이어 17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변성완·박인영·김영춘 예비후보가 첫 번째 방송 토론에 나섰다. 이들은 '부산의 미래를 가덕 채우다'를 주제로 한 주도권 토론에서 준비한 공약을 제시하거나, 일부 사안에서는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어반루프, 한일해저터널 등 상대 당이 주장하는 공약 등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황당공약 비판" 등 적극적으로 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공약, 가덕신공항 등 신경전 펼쳤지만...
이날 토론은 시민들의 질문으로 시작됐다. 민주당은 소상공인 지원과 청년일자리 대책, 교통대책 등에 대한 시민들의 발언을 가장 앞에 배치했다. 그러나 주도권 토론부터 김영춘 후보와 박인영, 변성완 후보 간 신경전이 펼쳐졌다. 김 후보의 중소상공인 진흥원 설립 등에 대해 박 후보와 변 후보는 공통으로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두 후보는 이미 부산지역의 공기업, 출자출연기관만 이미 25개에 달한다는 점을 들었다.
일자리 대책과 관련해서도 박 후보가 김 후보의 글로벌 기업 유치 공약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박 후보는 "시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이를 확인한 것이냐"고 질문했고, 김 후보는 "의사 타진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들을 끌어올 투자 유인책이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아마존, 알리바바 등의 유치 발표도 신뢰성에 의문이 든다. 구체적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동의하지 않는다. 어떤 유인책,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하면 성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현금융단지 등의 사례를 언급한 변 후보도 "투자환경을 어떻게 만드는지 중요한데 쉽지가 않다"면서 김 후보의 공약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가덕도 신공항을 놓고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가덕신공항을 1호 공약으로 강조하고 있는 김 후보에게 박 후보는 "노무현과 민주당, 부산시민의 삼각동맹이 만든 합작품"이라며 "그런데 이를 '메이드 바이 김영춘'으로 가려고 한다. 공을 시민에게 돌려드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후보는 "당연히 가덕신공항의 주인공은 부산 추락 걱정과 극복에 대한 공론이 모인 결과"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시점 가덕도 신공항이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 이 때문에 배수진을 치거나 당대표를 면담하는 등 노력을 했다"고 부연 설명을 했다.
▲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경선 토론에 나선 김영춘 전 해부수 장관,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 변성완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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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당 비판에선 연대 "선거 때만 되면 낡은 정치"
김 후보의 한일해저터널에 대한 추가 질문에서도 변 후보는 "지금은 그걸 논의할 단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트라이포트 구성을 위한 가덕신공항과 유라시아 대륙철도 기종착점 등의 상황을 분석해 미흡하다면 검토할 여지가 있겠지만, 그것도 없이 불쑥 던진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박 후보 역시 "명백하게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선거 때만 되면 이런 공약을 하는 건 낡은 정치의 문화다. 선거 때만 되면 아무 말이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국민의힘에 대해 분노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발언을 모아 김 후보는 "한마디로 부산시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공약"이라고 정리했다.
부산의 추락요인에 대해 김영춘 후보는 ▲ 군사정권 억압 ▲ 수도권 중심주의 ▲ 일당독점과 시장의 무능, 변성완 후보는 ▲ (정쟁만 있고) 무경쟁 ▲ (의존만 있고) 무자립 ▲ (백성만 있고) 무시민, 박인영 후보는 ▲ 시민부재 ▲ 낡은정치 ▲ 아전인수를 이유로 꼽았다.
박 후보는 "한나라당, 국민의힘 등 독점 정치가 부산을 망쳤고, 일할 기회를 준 민주당도 잘못으로 기회를 놓쳤다"며 기존 정치인이 아닌 새로운 후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자리에 안주하고 공천을 받으면 시장이 쉽게 되는 독점정치 폐단 속에 추락하는 도시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변 후보는 "국민의힘 정권이 20년 넘게 집권하면서 무엇을 했나. 무경쟁이 부산의 쇠퇴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원도심 발전, 북항재개발, 해양 자치권 등에 대해서는 후보 모두 크게 의견이 다르지 않았다. 세 후보는 부산의 자치권을 확대하고, 도시의 주요한 기능을 한 곳에 조성하는 고도화된 콤팩트(압축) 시티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부산시장 당내경선 두 번째 방송토론은 오는 19일 부산KBS 중계로 진행된다. 28일 부산MBC, 내달 1일 KNN 등 모두 네 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마련한다. 회차별로 다른 방식으로 편성하고, 이날과 같이 후보자별 주도권 토론 형식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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