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신현수 사표소동..대통령은 어디에?
대통령은 말이 없다..유권자들이 패싱당하는 기분이다
1.
청와대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의표명 뉴스가 16일 저녁부터 터져나왔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이례적으로 17일 티타임을 자청해 장시간 해명했습니다.
모두 이례적입니다.
임명된지 두달 된 민정수석이 갑자기 사의를 표명한 것도 그렇고,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티타임까지 소집한 것도 드문 일입니다.
2.
그런데 정작 진상은 더 모호해졌습니다.
객관적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2월2일 박범계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검찰고위간부 인사’협의.
2월4일 검찰, (월성원전1호 조기폐쇄의혹 관련) 백운규 전 산자부장관 구속영장 신청.(법원서 기각)
2월7일 법무부, 검찰고위간부 인사 발표.
이후 신현수 민정수석 여러차례 사의표명. 대통령은 만류.
3.
이에 근거한 16일 여러 보도의 골자는 다음.
-박범계와 윤석열이 인사에 이견을 보였다. 윤석열은 이성윤 서울지검장의 경질과 측근 한동훈 검사장의 복귀를 요구했다.
-신현수는 이견을 조절하려고 노력했다. 대체로 윤석열의 주장을 수용해 검찰을 다독이자는 쪽에 가까웠다.
-그러던 중 백운규 영장이 신청됐다. 친문핵심들이 ‘백운규 영장청구를 막지못했다’며 신현수를 비난했다.
-친문핵심인 이광철 민정비서관이 직속상관인 신현수를 패싱, 박범계 인사안을 대통령에 보고하고 결재받았다.
-결정과정에서 소외된 신현수는 ‘내 역할이 없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4.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인정한 요지는 다음.
-검찰과 법무부 사이 이견이 있었다.
-민정수석은 이견을 중재하려고 했는데 안돼 몇차례 사의를 표했다. 그때마다 대통령이 만류했다.
-법무부장관 인사안이 채 조율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보고되고 발표됐다. 박범계 장관이 자기 주장을 관철하는 절차로 진행했다.
-대통령이 재가했다.
5.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부인한 팩트와 회피한 대답이 더 주목됩니다.
-민정수석실 내부에 이견은 없었다. 이광철 민정비서관이 법무부장관 편을 들어 민정수석을 패싱했다는..사실 아니다.
-백운규 구속영장는 전혀 관계가 없다.
-(대통령이 갈등상황을 알고 재가했나?) 그런거는 말씀드리지 않겠다.
-(대통령 결재받은게 신현수인가 이광철인가?) ...
6.
청와대 관계자가 인정한 내용만으론 이해가 잘 안됩니다.
-왜 대통령은 조율이 안 된 인사안을 재가했는가. 누구 말을 듣었나.
-검찰인사안을 보고하고 재가 받는 역할은 민정수석 몫인데, 왜 신현수는 소외되었나.
-대통령은 이런 사정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나. 혹 대통령도 소외되었나.
7.
고위관계자가 부인한 팩트를 거꾸로 해석하면 16일 보도와 맥락이 닿습니다.
-대통령은 검찰을 다독이기위해 검찰출신 신현수를 민정수석에 임명했고, 신현수는 윤석열의 희망을 인사안에 담으려 했다.
-검찰이 백운규 영장을 청구하는 강수를 던지자..친문핵심들이 반발하며 신현수를 비난했다.
-조국의 사람인 이광철이 윤석열의 희망과 신현수의 노력을 무시하고 박범계 인사안을 보고하고 관철시켰다.
8.
여전히 남은 의문은 대통령 관련입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티타임에서 대통령과 관련된 부분엔 말을 아꼈습니다.
그러나 국민은 대통령의 뜻이 가장 궁금합니다. 관계자들의 애매모호한 설명엔 더이상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유권자들은 대통령에게 패싱당하는 기분입니다.
〈칼럼니스트〉
20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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