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올 성탄절엔 일상 찾을 것..中 인권탄압에는 대가"
"중국, 위구르족 인권 유린 대가 치를 것"
"최저임금 인상 우려 이해..점진적으로 해야"
"백악관은 '금박 새장'..시중 받는 것 어색해"
"올 크리스마스쯤 우리는 지금과 아주 다른 상황에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 크리스마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서 벗어나 예년처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쯤이면 미국인 대다수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CNN 주최로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1년 뒤 사회적 거리 두기나 마스크를 써야 하는 사람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누구도 앞날을 알 수 없다"면서 "그때까지 마스크 쓰기나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씻기를 얼마만큼 지속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전제를 달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7월 말까지 코로나19 백신 6억 도스가 공급된다. 이는 모든 미국인에 접종하고도 남을 충분한 분량"이라고 밝혔다. 백신 접종 인력과 장소 부족, 일부 접종 거부 움직임 등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면 실제로 모든 미국인에 접종이 완료되는 시점은 그 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문제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과 관련해 "중국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고 그(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그것을 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시 주석과 2시간 넘게 한 정상 통화에서 위구르족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앤더슨 쿠퍼 앵커의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논의했다"면서 "우리는 인권 문제에 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UN을 비롯해 등 중국의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제기구에서 인권 문제의 대변인으로서 역할을 다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은 세계 지도자가 되기 위해 무척 노력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기본적인 인권에 반하는 행위를 계속하는 한 그것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홍콩이나 위구르족, 대만에 하는 강압적 행동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그는 알아들었다"면서 "문화적으로 각 나라와 그 지도자들이 따를 것으로 기대하는 각각 다른 규범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역사를 보면 내부적으로 통합이 안 됐을 때 외세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그런 경험에서 시 주석은 엄격하게 통합되고 통제된 중국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그런 논리를 바탕으로 그가 하는 일을 합리화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관한 발언은 미국의 이민 정책과 관련해 '외국인 혐오(xenophobia)' 현상을 언급하면서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요 경쟁자 대부분이 외국인을 혐오하기 때문"이라며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 이야기를 꺼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문제는 훨씬 더 복잡하다"면서 "중국 정책을 TV에서 10분 안에 설명하려 해서는 안 된다'라며 주제를 마무리했다.
타운홀 미팅은 시민들이 직접 묻고 대통령이 대답하는 행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워싱턴을 떠나 국민을 만나는 장소로 위스콘신을 택했다. 위스콘신은 지난 대선에서 초접전 끝에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곳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공화당과 줄다리기 중인 1조9000억 달러(약 2105조원) 규모 경기부양법안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좌파나 우파, 중도 성향 할 것 없이 모든 경제학자와 세계통화기금(IMF)까지 압도적 다수가 경제 성장을 위해 지금은 크게 지출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고 했다.
미국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문제와 관련해선 '점진적 인상안'을 제시했다.
지난 대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밝힌 한 소기업 사장은 이 자리에서 "중서부 지역의 낮은 생활비를 고려할 때 최저임금을 올리면 많은 사업주가 감원하거나 복지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쿠퍼 앵커가 "의회예산국(CBO)은 최저임금이 15달러가 되면 90만 명을 빈곤에서 구제하지만, 14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고 거들자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는 주장의 연구보고서도 동일한 분량으로 있다"고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리는 안을 지지한다"고 말하면서도 "소기업 사업주들이 급격한 변화를 걱정하는 것은 충분히 타당하며 결국 얼마나 점진적으로 올리는가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4주째로 접어든 백악관 생활에 대해서는 아직은 낯설다고 했다. 바이든은 "나를 위해 시중드는 사람이 있는 환경에서 자라지 않아 이 부분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면서 누군가가 대기하고 있다가 코트를 건네주는 상황이 어색하다고 말했다.
아침에 일어나 부인 질 여사에게 "우리가 지금 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라고 물어본다는 농담에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야외 활동이 자유롭지 않다는 점에서 백악관을 '금박으로 치장한 새장'에 비유하기도 했다.
백악관 생활에 대해 전직 대통령에게 전화해 물어보기도 했다고 했지만, 상대가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 전직 대통령 가운데 딱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전화를 걸어왔다고도 밝혔다. 대선 결과에 끝까지 승복하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은근히 비꼰 것이다.
대화 방식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질문자 한 명 한 명에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건네며 관심을 보이고, 농담도 섞어가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국민 통합과 이민 정책을 설명하던 중 자신이 쿠퍼 앵커에 바짝 다가섰다는 걸 깨닫자 깜짝 놀라며 "미안하다"고 말한 뒤 물러서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무대에 올랐으며, 바이든 대통령과 쿠퍼 앵커는 이때를 제외하고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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