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사퇴 안 하시나"에 김명수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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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야당 의원들을 만나 재차 거취 표명 요구를 받았지만, 대법원장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전주혜 의원이 "서울중앙지법에 6년씩 있는 법관이 있다"며 인사 원칙의 비일관성을 지적하자 김 대법원장은 "여러 요소를 잘 감안해 인사했다" "인사는 일일이 만족시켜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김 대법원장은 "홍 변호사가 그것(김 지사 사건 변호)을 맡고 있는지 몰랐다"고 답했고, 김 의원은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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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야당 의원들을 만나 재차 거취 표명 요구를 받았지만, 대법원장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법관의 인사 원칙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인사는 일일이 만족시킬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들은 17일 오후 3시42분부터 약 30분간 김 대법원장을 면담해 이러한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언론에 밝혔다. 김도읍 의원은 김 대법원장에게 “앞으로 대한민국 국민 누가 법원 판단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 “사법부가 살 길을 생각하라”고 했다. 이에 김 대법원장은 “더 이상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이 “사퇴를 안 한다는 뜻이냐”고 묻자 김 대법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사의를 표명하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게 국회의 탄핵 기류를 거론하며 사표를 수리하지 않아 큰 논란이 일었다. ‘탄핵’을 말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임 부장판사가 녹취파일을 공개하면서 거짓 해명 논란에도 휩싸였다. 유상범 의원은 김 대법원장에게 미국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거짓말로 비난받았음을 말하며 “이 정도가 되면 심각하게 거취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남부지법 보안관리대의 한 직원이 법원 내부망에 글을 올려 김 대법원장을 최악이라 비난한 사례도 언급했다. 김 대법원장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대법원장은 다만 법원행정처 간부를 통해 한 고위 법관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언론에 났지만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혜 의원이 “서울중앙지법에 6년씩 있는 법관이 있다”며 인사 원칙의 비일관성을 지적하자 김 대법원장은 “여러 요소를 잘 감안해 인사했다” “인사는 일일이 만족시켜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윤한홍 의원은 “정권에 불리한 판결을 한 판사는 좌천되고, 정권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판사들은 인사 원칙과 무관하게 유임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에도 김 대법원장은 답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선 홍기태 사법정책연구원장이 지난해 초 내정 전후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변호했던 이력도 재차 거론됐다. 김 의원은 홍 원장의 임명을 놓고 “법원에 어떤 ‘시그널’을 준 것은 아니냐”고 물었다. 김 대법원장은 “홍 변호사가 그것(김 지사 사건 변호)을 맡고 있는지 몰랐다”고 답했고, 김 의원은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느냐”고 했다.
야당 의원들의 김 대법원장 항의 방문은 지난 5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 대법원장의 출석을 요구했고, 안건이 부결되자 대법원으로 향했다. 유 의원은 면담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대법원장이 단호하게 ‘직을 내놓을 생각이 없다’고 말을 하는 걸 보면 아직 충분히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김 대법원장이 홍 원장의 김 지사 변호 이력을 몰랐다고 답한 것을 놓고 “이건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과 김 대법원장의 면담 사실을 접한 한 부장판사는 “참담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법부 수장이 정치권으로부터 거짓말을 추궁당하고 용퇴 요구를 받는 일도, 사법부 수장이 묵묵부답하는 장면도 모두 비극적이라는 것이었다. 법관들 사이에선 “김 대법원장이 법원 구성원들을 상대로라도 공식 사과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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