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믿고 투자했는데 가짜였어?..6천억 물린 서학개미 어쩌나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중국 본사 사실상 텅 비었어"
가짜계약 의혹에 하루새 60%↓
국내 투자자 보유주식만 6천억
[한국경제TV 이지효 기자]
# 서울이 띄웠는데 가짜?
<앵커>
마지막 키워드는 `서울이 띄웠는데 가짜?` 입니다.
<기자>
네, 저희 플러스픽 시간에도 전해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11월에 서울 여의도에서 드론택시가 쌀 가마를 싣고 한강을 날았다는 소식이었죠.
그리고 이게 한국산이 아니라 중국산이었다는 것도 말씀 드렸습니다.
<앵커>
네, 기억납니다. 왜 한국산이 없냐, 이런 지적도 했었죠. 이게 가짜란 건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중국 이항사가 개발한 기체로
3억원을 주고 서울시에서 사서 시연행사에 투입했다, 이렇게 말씀 드렸죠.
그런데 이 이항이 사기업체라는 공매도 리포트가 발행됐습니다.
`추락으로 향하는 이항의 주가폭등`이라는 제목의 이 리포트는
이항이 기술조작과 가짜계약으로 주가를 뻥튀기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앵커>
기술조작과 가짜계약이라고요?
<기자>
네, 이 리포트는 이항의 본사, 공장, 이항과 계약을 맺은 업체를 직접 가보고 작성됐는데요.
이항과 거액의 계약을 맺은 쿤상이라는 곳은,
계약을 맺기 9일 전에 설립된 회사고, 웹사이트 주소도 호텔로 돼 있는 실체가 없는 곳이라는 주장입니다.
이항의 본사에서도 드론택시 기업의 면모가 없다고 적혀 있었는데요.
드론택시를 만들기 위한 기초적인 조립라인은 물론 설비도 부족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상업용 허가에 대해서도 중국에서는 미국, 캐나다,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다고 적고,
영문자료에서는 또 중국에서 허가를 받았다고 적는 등 의문점을 남겼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가 구매해서 시연까지 했던 드론택시인데 그 제조사가 가짜 논란에 휩싸였다,
이항이라는 회사에 직접 투자한 사람들도 많았다는데 손실이 컸겠습니다.
<기자>
네. 이항은 지난 12일 증시에서 장중 129.5달러로 최고가를 찍으며 올해 들어서만 487.8% 급등했지만,
이 리포트가 나오고 이항의 주가는 62.69%나 떨어진 46.30달러에 장을 마쳤습니다.
문제는 서울시에서 실증행사를 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이항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는 점인데요.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16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은 이항 주식을 5억 4,948억달러(6,051억원)어치 매수했습니다.
한국인이 보유한 미국 주식 가운데 9번 째로 많은데요.
이항이 사기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면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도 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러다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도 커지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기자>
네. 이번에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제2의 루이싱 커피 아니냐" "중국 주식은 역시 믿을 수 없다" 등의 반응이 나옵니다.
나스닥에 상장된 루이싱 커피는 약 3,800억원의 매출을 조작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상장 폐지됐습니다.
앞서 `중국판 넷플릭스`라고 불리는 아이치이도 매출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았고,
TAL 에듀에이션은 스스로 매출 부풀리기 혐의를 발견했다고 신고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한 바 있죠.
중국 기업들에 대한 불신으로 향후 중국 기업들의 해외 IPO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지효 기자 jh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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