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들끓어" "조망권 독점" 세게 맞붙은 우·박..지원군 경쟁도

남수현 2021. 2. 1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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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우상호 의원(왼쪽)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TV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TV토론을 하기 전 분장실 앞에서 대화하고 있다. 두 후보는 서로의 공약을 두고 “특정 사람들에게만 조망권을 줄 수 있다”(박 전 장관), “흉물이 될 수 있다”(우 의원)고 비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한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7일 두번째 TV토론에서 한층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가장 첨예한 쟁점은 역시 부동산 정책이었다. 박 전 장관은 우 의원의 ‘16만호 강변도로 공공 아파트’ 정책에 대해 “한강 강변의 조망권은 서울시민 모두의 것인데, 아무리 서민들에게 분양해도 특정 사람들에게만 조망권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우 의원은 “지도를 보고 높은 건물에서 사진도 찍어보니 조망권을 훼손하지 않는 부지가 15km~20km까지 나오더라”며 “한강의 조망권이 부자들만의 것이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우 의원은 박 전 장관의 ‘수직정원’ 공약을 향한 공격 수위를 높였다. 건물 중간에 공원과 스마트팜을 조성하고, 1인 주택도 넣어 주거와 휴식을 해결하겠다는 공약이다.
우 의원은 “나무 5000그루를 넣겠다고 하는데,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그게 다 들어가려면 높이가 40층 정도 돼야 한다더라”며 “중국 스촨성에 비슷한 곳이 있는데, 모기가 들끓어서 800가구 중 10가구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직정원은 흉물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공약을 철회할 의향은 없느냐”라고 몰아붙이자 박 전 장관은 “누구한테 여쭤봤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수직정원은 생태계, 환경 문제를 우선시하는 서울의 상징물로 얘기하는 것이지 40층 높이로 짓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민생 문제를 주제로 한 대목에서는 우 의원이 박 전 장관의 ‘구독경제’ 정책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구독경제는 신문을 구독하듯 일정한 금액을 내고 필요한 물건·서비스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인데, 우 의원은 “갈비탕 집에 한 달 내내 갈비탕만 시켜야 하나”,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노래방·PC방은 구독이 가능하지 않지 않나” 등의 의문을 제기했고, 박 전 장관은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에 우 의원은 “좋은 아이디어이긴 하지만 나는 민생 문제 관련해 다양한 노동 공약을 발표했는데, 박 후보는 노동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다”며 “관심이 없다거나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박 전 장관은 “노동 관련 정책은 앞으로 발표할 계획”이라며 “구독경제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올 때 소상공인에게 안정적인 매출을 줄 수 있는 방안”이라고 답했다.


노무현 사위까지…지원군 공개 대결도 치열
두 후보 간 지원군 확보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박 전 장관은 문재인 내각 출신 전 장관들을 캠프에 영입했고, 우 의원은 86그룹과 박원순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과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우상호 의원(오른쪽)이 17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를 격려 방문한 곽상언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우상호 의원실 제공


우 의원은 17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와 만나며 친문을 넘어 친노 진영까지 아우르는 지원군을 과시했다. 우 의원측 설명에 따르면 곽 변호사는 이날 오전 경선 준비 사무실을 방문해 “우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또 “우 후보는 타인의 아픔을 잘 느끼고 외면하지 않으시는 분”이라며 “위로와 희망이 필요한 서울시민의 삶을 잘 채워줄 것”이라고도 말했다고 한다.

이에 우 의원은 “지난 설 연휴 때 노무현 대통령을 참배하며, 대통령님께서 이루지 못한 꿈을 꼭 완성하겠다는 결의를 다짐하고 왔다”고 화답했다.

우 의원의 가장 든든한 지원세력은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과 박원순계 의원들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월 일찌감치 공개 지지를 했고, 설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11일엔 송영길·정성호·박정·양경숙·양기대·유동수 의원 등 81학번 의원들이 캠프를 찾았다.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박홍근,남인순, 천준호, 기동민 의원 등도 우 의원을 돕고 있다.

이밖에도 우 의원이 유튜브에 업로드한 ‘응원릴레이’ 영상에는 김영주·김영호·박용진·이용선·이해식 의원 등 서울 지역 현역 의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15일 박 전 장관과의 첫 번째 TV토론에서 우 의원은 “서울시는 25개 지자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 101명 중 79명, 80% 가까이가 나를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내각·청와대 출신 의원 포섭한 박영선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서울시 대전환 비대면 정책 발표회에서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명래 전 환경부 장관, 정 전 장관,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강병원 의원, 박종훈 고대안암병원장. 오종택 기자


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내각 출신 인사들과 청와대 출신 친문 의원들을 중심으로 캠프를 꾸렸다. 박 전 장관 캠프는 지난 12일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조명래 전 환경부 장관·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각각 안보, 환경·도시, 문화·예술 분야 정책 자문단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세 전직 장관들은 모두 박 전 장관이 중기부 장관이던 시절 국무위원으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청와대 출신 의원들도 박 전 장관 캠프에 합류해 ‘친문’ 표심을 잡는 데 일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동시에 21대 총선에서 박 전 장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당선된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한 고민정 의원과 판사 출신 이수진 의원도 박 전 장관을 돕고 있다. 두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을 지난 총선에서 각각 꺾고 당선된 이력이 있다.

이밖에도 박 전 장관은 친노와 친문을 아우르는 인사로 꼽히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을 후원회장으로 위촉했다. 최근에는 당내에서 강성 친문으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과 음성 기반 채팅앱 ‘클럽하우스’에서 대화방을 열고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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