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 업계 "살려달라"에 "코로나에 돌잔치가 웬말" 갑론을박

최연수 2021. 2. 1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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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46)씨의 돌잔치 영업장의 모습. 방역수칙에 맞게 가림막을 설치했다. 문씨 제공

“영업금지 중에도 직원들 급여 주면서 붙잡고 있는데 다들 떠나고 있습니다. 결혼식은 영업 풀렸는데 돌잔치는 왜 안 되는 건가요. 정말 살고 싶습니다”
3년째 목포시에서 돌잔치업체를 운영 중인 문모(46)씨의 말이다. 문 씨의 500평 규모 사업장은 영업금지 소식과 함께 3개월째 문을 닫았다. 월세와 관리비, 직원들 급여까지 합하면 매달 최소 3000만원가량 적자가 나는 상황이다.

돌잔치 업체의 한숨은 지난 15일 정부가 직계가족 5인 이상사적 모임을 허용하면서 더 커졌다. 가족은 만나게 해주면서도 돌잔치는 영업금지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돌잔치·회갑·칠순연 등이 ‘친목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행사라고 판단해 금지했다. 예외로 적용되는 행사는 결혼식과 장례식뿐이다.


“유흥업소, 결혼식장은 되는데…”

작년 8월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내 한 예식장에서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스1

돌잔치 업체 측은 업종별로 거리 두기 완화가 형평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문씨는 “결혼식·유흥업소도 영업하는데 돌잔치 전문점만 영업금지 당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일반식당을 가봐도 테이블 사이 간격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지만, 돌잔치 홀의 경우 더 넓기 때문에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서 돌잔치 업무를 우리 직원들만큼 잘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만두지 말라고 부탁까지 하는 상황”이라며 “영업제한도 아닌 영업금지는 다 죽으라는 거 아니냐”고 토로했다. 문씨의 영업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업제한이 있었던 때에도 월 30~50건의 돌잔치 예약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문 씨는 “방역 수칙에 따른 영업제한으로라도 운영할 수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시민들 “코로나 시기에 돌잔치 누가 하나”

17일 국회정문 앞에서 돌잔치전문점 총 연합회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연수기자

그러나, 일각에선 돌잔치 업체의 영업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직장인 최모(30)씨는 “코로나 때문에 모두가 조심하는 상황에서 돌잔치를 하겠다는 것도 이상하다. 조용히 가족끼리 모여서 축하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로 불필요한 행사들이 좀 사라져야 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박영환(29)씨는 “돌잔치를 할지 말지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업장을 영업금지로 막는 건 결혼식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박씨는 “코로나로 돌잔치도 작게 하는 추세인 듯하다. 직장 선배들도 코로나 시기와 돌잔치가 겹쳐서 집에서 스냅사진을 찍고 돌상을 차렸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생중계 돌잔치를 해오던 업체들도 영업금지 소식에 문을 닫았다. 전국 돌잔치 업체는 약 6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사진·메이크업·이벤트·식자재 등 여러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약 2만명의 생계가 달려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전국 돌잔치업체를 대표하는 김창희씨는 “중단된 행사로 위약금 분쟁에 휘말리고 있는 와중에 정부가 돌잔치 전문점을 폐업시키고 있다”며 “형평성 있는 거리두기 방역 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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