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5만달러 첫 돌파.. "돈 복사기" vs "최악의 거품"

김지훈 2021. 2. 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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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16일(현지시간) 5만달러를 돌파하며 다시 한번 신고가를 경신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시세는 최고 5만584달러(약 5600만원)를 기록한 뒤 4만8642(약 5390만원)달러에 마감했다.

보도에 따르면 2월 한 달 동안에만 미국의 초대형 기관 세 곳이 비트코인 결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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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달리 은행·기업 등 대형 투자기관 주도
"실질적 가치 없어".. '최악의 거품' 비판도


비트코인 가격이 16일(현지시간) 5만달러를 돌파하며 다시 한번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전과 달리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과 거대한 거품이라는 경고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시세는 최고 5만584달러(약 5600만원)를 기록한 뒤 4만8642(약 5390만원)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2만5000달러를 넘어서며 기대감을 모은 지 두 달 만에 두 배로 뛰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트코인의 고공행진의 가장 큰 이유로 계속해서 확대돼가는 범용성을 꼽았다. 은행과 기업 등에서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만큼 비트코인의 화폐로서의 가치가 점차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2월 한 달 동안에만 미국의 초대형 기관 세 곳이 비트코인 결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욕멜론은행은 비트코인에 달러와 금, 채권 등의 금융상품과 동등한 수준의 거래 체계를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마스터카드는 올해 안에 비트코인을 자사 결제 시스템에 편입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거대한 팬덤을 보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전기자동차 구매에 비트코인을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테슬라가 실제로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는 사실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알려지며 주가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이어 애플과 트위터, 우버 등 유명 기업들도 비슷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또 폴 튜더 존스와 앨런 하워드, 스탠리 드러멘밀러 등 대형 헤지펀드 투자가들도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며 비트코인 시장이 더이상 개인이 아닌 기관이 주도하는 판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비트코인의 상승 랠리가 단순한 투기적 목적에서 비롯됐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WSJ는 “공급이 한정된 비트코인의 특성상 인기가 붙으면 수요·공급 논리에 의해 가격이 끊임없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인 화폐로서의 기능보다는 시세 차익에 따른 이익을 누리기 위해 자본이 몰려들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좋은 투자 기회에서 본인만 소외되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FOMO 증후군(Fear of Missing Out·)’이 주식시장을 넘어 비트코인 생태계에도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닥터 둠’으로 유명세를 떨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금을 포함한 대부분의 재화는 일정한 효용을 가지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그렇지 않다”면서 “비트코인은 화폐라기보다는 대중이 만들어낸 모호한 집착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각국 정부와 국제금융기관의 비트코인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도 암호화폐 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며 ECB는 (비트코인을) 전혀 취급하거나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며 “검은돈 세탁 방지 등 목적을 위해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을 지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비트코인의 범죄 악용 가능성을 지적하며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역사상 최악의 거품’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암호화폐 시장의 몰락이 시작될 경우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암호화폐는 지난 2017년 말 2만달러(약 2200만원)까지 상승했으나 다음 해 초 시세가 수직 하락하며 시장의 80%가 붕괴됐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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