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씨젠 ↑, 한미·대웅 ↓..코로나로 희비 엇갈린 제약기업 성적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좌우했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백신이나 치료제 등 코로나19 관련 사업에 재빠르게 뛰어든 기업들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기존 사업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곳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중앙일보가 17일까지 실적을 공시한 45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과 실적 발표를 앞둔 6개 기업의 증권사 실적 추정치를 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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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조 클럽 9개→12개로
먼저 2019년 9개였던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기업이 12개로 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조 클럽’에 처음 가입했고,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인 씨젠·에스디바이오센서도 1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1조 클럽’을 10개 이상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 업체는 모두 지난해 코로나19 관련 사업을 진행한 바이오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라이릴리 등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 계약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인 1조16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씨젠은 1000%(1220억→1조2000억원),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00%(736억→1조6000억원)가량 매출 증가를 전망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생산·유통 등 모든 라인업을 갖춘 SK바이오사이언스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음 주중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는 업계 최대 매출을 예약한 상황이다.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치료제 품목허가를 받은 셀트리온은 지난해 1~3분기 매출(1조3558억원)이 이미 2019년 매출(1조1285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도 1조2406억원이었다.
주로 화학의약품을 생산하는 전통제약사 중에서도 코로나19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은 실적이 호조다. GC녹십자는 백신 사업에서 20.4% 늘어난 3614억원 매출을 올려 창사 이래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다(1조5041억원). 계열사인 GC녹십자엠에스도 코로나19 진단기기를 수출하면서 매출 1134억원을 찍었다.
이달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나파벨탄)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인 종근당도 2019년 대비 지난해 매출(20.7%)과 영업이익(66.2%)이 동시에 늘었다. 종근당은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에서 나파벨탄 치료 효과가 2.9배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제약품은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어 재미를 봤다. 이 회사는 매출(18% 성장)과 영업이익(8%)이 크게 개선돼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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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대웅제약은 영업이익 반토막
전통 제약사들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나빠졌다. 코로나19로 영업망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고, 병·의원을 찾는 환자도 줄었기 때문이다. 대면 영업 중심의 삼진제약(-25.9%)·영진약품(-96.9%)의 영업이익이 줄었고, 호흡기 관련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대원제약도 영업이익이 부진했다(-32.5%).
대형 제약사 중에는 메디톡신과 보톡스 관련 소송 중인 대웅제약이 관련 비용이 증가하며 영업이익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62.0%). 한미약품은 중국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지법인(북경한미약품)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고(-53.1%)도 매출도 3.4% 줄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어 전문의약품 매출이 부진한 반면 코로나19 위탁생산·진단키트 관련 기업 실적이 좋았는데, 이런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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