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의 손편지 선물..코로나 졸업생 달래는 아이디어들
#. "4년간 땀 흘린 만큼 더 값진 대학생활이 되었길. 코로나19가 종식된다면 꼭 한 번 만나 밥이라도 같이 합시다." 지난 16일 배재대 국어국문·한국어교육과 교수들은 이달 18일 졸업을 앞둔 제자들에게 친필 편지를 보냈다. 학생들의 작품을 모은 문집, 소월 김정식의 시화 엽서와 같은 졸업선물도 학생들의 주소로 함께 배송됐다. 학과장인 심혜령 교수는 "제한적 대면 수업이 이어지면서 정든 4학년 학생들과 얼굴을 마주할 새도 없이 졸업식이 다가왔다”며 “아쉬움을 달랠 길이 없어 시화 디자인과 문집 등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 "동기야, 그때 고마웠어. 졸업 축하하고 앞으로 꽃길만 걷자." 세종대는 지난 16일부터 학생들의 졸업 축하 사연을 모으고 있다. 학과, 동아리 행사, 축제 등 졸업생들이 가진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 사연들은 19일 세종대 공식 유튜브를 통해 송출된다. 세종대 관계자는 "졸업하기 전 학생들에게 추억과 응원을 남겨주기 위해 준비했다"며 "코로나 시국이라도 마음만은 충분히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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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비대면 졸업'하는 대학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어지면서 대학들은 올해에도 비대면 졸업식을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대학이 학위수여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학위증은 학과 사무실에서 학생이 각자 수령해가는 방식을 택했다.
17일 온라인 학위수여식을 연 성균관대의 경우 학생들이 참여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대신 학위수여자 4483명과 가족들이 볼 수 있도록 총장 및 유명 동문의 축하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방송했다. 학교 주요행사 때마다 치르는 의식인 '문묘고유래'도 과거 촬영했던 영상으로 대체했다. 연세대·이화여대·서강대 등도 예정했던 졸업식을 취소하고 공식 유튜브에 졸업 축하 영상을 올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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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 못해도 단체 사진 가능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한 대학들은 캠퍼스 내에서 학사복을 입은 졸업사진만큼은 남길 수 있도록 졸업생들을 배려했다. 오프라인 졸업식 행사를 취소한 부산대의 경우 24일~26일 동안 졸업생이 교정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학과별로 학사복을 빌려준다. 세종대는 교정 한쪽에 '학위수여식'이라고 적힌 포토존을 설치했다. 이화여대 인근의 한 사진관 관계자는 "전보다 줄었지만, 졸업사진을 찍어주는 서비스를 찾는 학생이 있긴 하다"며 "다만 비대면을 지켜야 해 사진사 없이 셀프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17일 보건 당국은 교내에서 단체 사진 찍는 것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마스크를 벗고 단체 졸업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다만 마스크 없이 대화하거나 '구호'를 외치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달 초 잡코리아가 2월 졸업을 앞둔 대졸 예정자 57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406명(70.9%)이나 됐다. '비대면으로 진행돼 졸업식의 의미가 없다'(60%)는 이유에서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 입장에서는 방역지침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대학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주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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