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치 속 中에 기우는 아세안.. "10개국 중 7곳 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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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지역을 방치해 역내 국가들이 중국에 더 기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떨떠름하게 여기고 있지만 미국 측 태도에 실망해 결국 중국에 의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세안 국가 중 미국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베트남은 중국과 공산주의 동맹이지만 최근 서먹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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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영향력 확대 떨떠름해도 美 등한시에 실망
미국 정부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지역을 방치해 역내 국가들이 중국에 더 기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떨떠름하게 여기고 있지만 미국 측 태도에 실망해 결국 중국에 의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유럽연합(EU)을 제치고 최대 무역 상대가 된 아세안을 외교 정책의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 조지워싱턴대의 중국 전문가인 데이비드 샴보 교수는 이달 초 홍콩 비영리 연구단체 하인리히재단이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아세안 10개국 중 7개국이 미국보다 중국에 기울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가까워보이는 나라는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뿐”이라고 말했다. 아세안 회원국에는 최근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도 포함돼 있다.
샴보 교수는 “아세안 국가들로서는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커서 대세에 편승할 수밖에 없지만 그런 현실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세안 국가들은 미국의 역내 존재감이 더 커지길 원한다”며 “그러나 미국이 등한시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미국에 대해 양면적 감정이 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동남아 정책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다. 다만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이 지난달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방향성을 볼 수 있다.
캠벨 조정관은 “인도·태평양 국가들은 중국의 부상에 맞서 자치권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에 도움을 요청한다”며 “그러나 그들은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고 이익도 안 된다는 걸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해결책은 미국과 파트너들이 해당 지역에서 평화로우면서도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국을 설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안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이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세안 국가 중 미국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베트남은 중국과 공산주의 동맹이지만 최근 서먹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해 10월, 지난 1월 두 차례 아세안 순방에 나섰을 때 10개 국가 중 베트남만 방문하지 않았던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중국과 베트남은 남중국해 영유권과 메콩강 유역 개발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다자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플러스 참여국에 베트남을 넣으려 하고, 베트남이 코로나19 백신 구매를 다각화하고 있는 데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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