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장서 115명 집단감염, 왜?..'외국인 노동자 숙소' 의심

전익진 2021. 2. 1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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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진관산업단지에서 근로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이 산업단지의 한 공장에서 직원 11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받았다. 연합뉴스

경기도 남양주시 산업단지 내 한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 한꺼번에 10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감염경로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단체 합숙생활을 하는 외국인 직원들의 숙소와 구내식당 등이 집단감염의 경로가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7일 남양주시와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남양주시 진건읍 진관산업단지 내 한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 이날 낮 12시 기준 직원 115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다. 확진자의 대부분인 외국인 직원은 전체 확진자 115명 중 106명이다. 내국인 확진자는 9명이다.


확진자 115명 중 106명이 외국인 직원
이 공장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외국인 직원 대부분이 평소 공장 건물 3층에 마련된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식사도 주로 구내식당에서 해결한 만큼 단체 생활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대형 컨테이너 구조로 지어진 공장 건물이 환기에 취약한지 아닌지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17일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진관산업단지에서 근로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이 산업단지의 한 공장에서 직원 11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받았다. 연합뉴스


최초 확진자는 이 공장에서 근무하는 캄보디아 출신 직원 A씨다. 그는 서울 용산구에 있는 누나를 방문했다가 발열 등 증상으로 서울 순천향대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가 지난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A씨의 동료 등은 접촉자로 분류돼 지난 16일 진단 검사를 받기 전까지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았다. 첫 확진자가 나온 때부터 계산해도 3일간 공장 안팎에서 자유로이 활동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A씨가 검사를 받은 서울 순천향대병원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용산구에서 지난 15일 오후 7시16분쯤 A씨의 확진사실을 통보했고 세부 역학조사 결과도 16일 오후 3시10분쯤 통보받으면서 검사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역학관계 등을 통보받은 방역 당국은 곧바로 A씨를 제외한 이 공장 직원 176명(외국인 145명 포함) 가운데 170명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진행했다. 이날까지 A씨의 동료 직원 114명이 집단으로 추가 양성 판정됐다.
그러나 나머지 6명은 설 이후 복귀하지 않아 방역 당국이 소재를 파악 중이다.

이 공장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 현재 5명이 미결정 판정을 받고 다시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미결정은 양성과 음성 판정 기준값 사이에 위치해 결과 판정이 어려운 상태다. 12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게다가 음성 판정된 46명도 잠복기일 수 있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설 연휴 기간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도
이런 가운데 역학 조사 결과 외국인 직원 등 확진자 상당수가 설 연휴 기간 모임 등으로 공장 바깥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지역사회 확산도 우려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들의 동선과 접촉자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진관산업단지에 이동 검진소를 설치, 단지 내 59개 입주업체 직원 1200여 명에 대해서도 전수 검사를 진행 중이다. 경기도는 이곳에 역학조사관 18명을 긴급 투입해 역학조사에 나섰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경찰에 협조를 요청, 현장을 봉쇄하고 즉각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며 “지역 사회 확산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 7월 진건읍 14만㎡에 조성된 진관산업단지에는 섬유, 펄프, 금속가공, 전기장비 등의 업체가 있다.

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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