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저격수 된 유승민.."윤석열 나와도 끝까지 간다" 웃음
유승민 전 의원에게 늘 따라다니는 문장이 하나 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시절이던 2015년 4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같이 외쳤다가 박근혜 당시 대통령 측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혔다. 친박계였던 그가 비박계의 중심으로 떠오른 계기이도 했다.
그의 측근은 “유 전 의원은 국민에게 돈 드는 일을 해주겠다는 정치인이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 말하지 않는 데 대해 참지 못한다”고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경제학 박사인 유 전 의원은 '그런 정치인의 행동이야말로 배신의 정치'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최근 기본소득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글의 상당수가 이 지사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비판의 수위도 세다.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거나 “상식을 벗어난 궤변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아첨하고 있다”고 직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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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유승민과 가장 대척점 인물”
유 전 의원 주변에 ‘이재명 저격수’로 나선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돌아온 답은 “이 지사가 가장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이 지사의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기본소득을 주자’는 주장이 ‘꼭 필요한 계층에게 선별적으로 주자’는 유 전 의원의 생각과 정반대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 지사의 주장이 선명하니 그에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유 전 의원이 나서서 비판하기도 좋다”는 것이다. 단순히 차기 대선 주자 중 1등이라서 비판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유 전 의원의 측근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 대표적인 정책이랄 게 별로 없어서 비판을 하기도 애매하다”며 “지금 이 지사의 주장은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고 실제 대통령이 되면 지킬 수 없는 공약이라는 걸 뻔히 아는데, 유 전 의원 입장에서는 당연히 타겟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 전 의원과 생각이 같은 현역 의원, 전직 의원, 외부 전문가들이 각각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다고 한다. 유 전 의원을 포함해 10여명 정도가 모인 채팅방이 4~5개 정도가 되고 여기서 어느 정도 모아진 의견이 최종적으로 유 전 의원 본인의 손을 거쳐 페이스북 메시지로 이어진다고 한다.
‘이재명 저격수’라는 별명을 유 전 의원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의 측근은 “‘너무 이재명만 때리는 거 아니냐’는 비판에 전혀 상관 안 하는 모습이다. ‘문제가 있으니까 때리는데 뭐가 문제냐’는 반응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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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상승에 “어차피 나는 끝까지 간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대에 머물고 있지만 유 전 의원은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권의 대선 주자로 떠오른 데 대해 최근 주변에서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는 여유 있게 웃으면서 “신경쓰지 마라. 나는 윤 총장이 나오든 누가 나오든 이 당에서 끝까지 간다”며 “너무 조급해 하지 마라. 어차피 끝까지 갈 건데 지금 누구 지지율이 오르든 뭘 신경 쓰냐”고 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그런 유 전 의원과 가까운 국민의힘 정치인들도 이 지사 공격에 나서고 있다.
김세연 전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이 지사의 기본소득 주장과 관련해 “1달에 약 4만1600원 지급을 두고 이를 기본소득이라 부르는 것은 명칭과 본질의 괴리가 너무나 커서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화장품 샘플도 화장품이라고 우길 수는 있겠지만, 실체적으로는 기본소득이라 할 수 없을 작은 양의 내용물을 넣어 두고 큰 포장상자에 ‘기본소득’이라는 글씨를 써붙여 판매에 나선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같은 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본소득을 재난지원금과 마찬가지로 무슨 전가의 보도식 경제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처럼 계속 얘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거야말로 뻥”이라고 비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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