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피한 트럼프 공화당 장악 나섰다 "매코널은 정치꾼"
"경선서 내 슬로건 동의하는 후보자 지지"
탄핵 심판을 피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친정인 공화당의 1인자를 힐난하며 새로운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퇴임 후 활동을 자제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원의 탄핵 무죄 평결 이후 정치적 활동을 재개하는 모양새다.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을 지지하는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 단체를 통해 낸 성명에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지도자를 향해 “음침하고 뚱한 정치꾼”이라며 “공화당이 매코널과 앞으로도 함께 한다면 다시는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유일한 후회는 지난 2020년 선거에서 지지선언을 해달라는 매코널의 구걸(beg)을 들어줬다는 것”이라며 “내 공개 지지가 없었다면 매코널은 형편없이 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매코널 의원은 지난 13일 트럼프 탄핵 심판에서 무죄 표를 던지긴 했으나, 이후 공개발언과 언론 기고를 통해 트럼프에게 의회 난입 사태에 대한 실질적 책임이 있으며 트럼프가 형사 기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트럼프는 2022년 중간 선거를 겨냥해 예비 경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와 ‘아메리카 퍼스트’에 동의하는 예비 경선 후보자를 지지할 것”이라며 “우리는 똑똑하고 강하며 사려 깊은 리더십을 원한다”고 말했다. MAGA나 ‘아메리카 퍼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슬로건이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에선 트럼프가 공화당 장악 시도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놨다. CNBC는 “트럼프가 자신의 의제에 맞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공언했다”며 “이는 매코널에 선전포고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트럼프가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이 성명으로 당의 향방을 두고 공화당 내홍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2년마다 전국 선거가 진행되는 미국에선 2022년 상원 의석 3분의 1과 하원 전체 의석을 놓고 중간선거가 열린다. 상·하원 양원에서 소수당이 된 공화당 입장에선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 운영에 제동을 걸고 2024년 대선 승리의 교두보 역할을 할 중간선거가 특히 중요하다.
이 때문에 공화당에서도 지난 대선에서 7420만 표를 얻은 트럼프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공화당 전략가인 알렉스 코넌트는 로이터통신에 “공화당은 트럼프만으로 2022년 선거를 이길 수 없지만, 트럼프 없이 전국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 역시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케빈 매카시도 지난달 트럼프가 머물고 있는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 방문해 2022년 중간 선거 지원을 논의했다.
석경민 기자 suk.k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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