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 향하는 머니무브에 비트코인 광풍
자산 거래소 누적 가입자수 500만명 넘어..5년만에 7배
2030세대 가상자산 투자 열기
사상 최저 수준 금리로 인해 고위험·고수익 가상화폐, 증시, 부동산 등으로 투자 이동
변동서 커 일각선 우려 목소리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공병선 기자]위험자산으로의 머니무브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비트코인 투자 열기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제도권의 잇단 채택으로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5만달러를 넘어서는 등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비트코인으로 쏠리고 있다.
17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누적 가입자수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015년 7만5278명에 비해 5년만에 약 7배 불어났다. 가입자수는 2017년 말~2018년 초 가상화폐 광풍의 영향으로 2018년 170만860명이 급증했으나 이후 투자 열기가 사그라들면서 2019년에는 31만8003명이 늘었고 지난해에는 39만1004명으로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올해 초 다시 비트코인이 급등하면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어 2018년과 같은 가입자 급증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상화폐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인 2030세대는 이미 가상화폐로의 투자 움직임이 더욱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빗썸에 따르면 20대 가입자수의 비중은 2019년 29.4%에서 올해 초 32.9%까지 확대됐다. 30대는 2019년 24.3%에서 올해 29.1%로 늘었다. 빗썸 관계자는 "신규 가입자는 20대가 가장 많지만 누적 가입자 수는 30대가 가장 많다"면서 "2030이 전체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으로 조기은퇴 꿈재테크 등을 통해 경제력을 갖추고 조기에 은퇴하는 파이어족(FIRE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을 꿈꾸는 이지현(27·가명)씨는 가상통화로 억대 수익을 올렸다는 주변인의 얘기를 듣고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었다. 이씨는 노후를 책임질 부동산을 구매하기 위해 자금 마련에 나섰으나 막대한 자금을 모을 방안이 마땅치 않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가상화폐에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이씨는 "조기 은퇴를 하고 부동산 임대 소득을 통해 노후를 보낼 계획"이라며 "비트코인이 어떤 원리로 가치를 만들고 블록체인 기술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지만 시세가 더 오르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서정인(35세·가명)씨도 최근 비트코인 투자에 나섰다. 테슬라 주식을 가지고 있는 서 씨는 최근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비트코인에도 투자하게 됐다. 서 씨는 "테슬라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했고 높은 수익을 올렸다"면서 "과거 가상화폐 광풍이 불고난 후 가격이 급락하는 것을 보면서 가상화폐는 변동성이 높은 자산이라 투자는 위험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테슬라가 투자했다는 것을 보고 이같은 생각이 바뀌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격급등에 비트코인으로 머니무브가상화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은 결국 비트코인의 급등세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16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5만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뉴욕에서 오전 7시32분 기준 5만515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4분기에 170% 상승한 데 이어 올해 들어 70% 넘게 올랐다. 테슬라, 마스터카드 등 유수의 기업들이 최근 비트코인을 사들이거나 도입 계획을 밝히면서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15억달러 규모를 매입한데 이어 마스터카드도 결제시스템에 가상화폐를 일부 포함하기로 했다. 비트코인은 국내 거래소에서도 최근 5500만원을 찍었다.
이와 함께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머니무브’도 비트코인으로 돈이 몰리는 계기가 됐다. 사상 최저 수준인 금리로 인해 자금이 은행 등에서 빠져나와 증시나 부동산 시장으로 향하는 머니무브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위험자산으로 향하는 머니무브로 인해 비트코인 같은 고위험 고수익 투자자산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투자 열풍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가상화폐 광풍으로 대거 투자에 나섰다가 가격이 급락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은 바 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자산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비트코인은 아직 자산가치의 변동성이 큰 자산으로 지금은 많이 오르지만 반대로 말하면 폭락할 수도 있다"면서 "지금까지 비트코인은 공백 상태에서 움직였는데 제도권 하에서 상품의 성격, 법적 지위를 부여한 후에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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