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 부동산정책]'공공의 적' 공공만능주의..2·4 공급대책 시행부터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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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이 되니 토지주나 조합이 사업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2·4 공급대책에 대한 자평이다.
정부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으로 총 33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단 한곳도 적극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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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 참여 밝힌 조합 아직 없어
"사업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변창흠 장관 대책 관련 자평 무색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김동표 기자, 임온유 기자] "이익이 되니 토지주나 조합이 사업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2·4 공급대책에 대한 자평이다. "역대 가낭 강력한 인센티브와 지원시스템, 강제성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정반대다. 공급 확대의 열쇠를 쥔 민간은 물론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목소리조차 무시한 일방통행식 부동산 정책에 기존 사업마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면서 시장의 정책 불신과 집값 공포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해관계자 대립 해결능력 의문…현금 청산에 사유재산 침해 우려
◆공공만능주의에 등돌린 시장 = 정부가 2·4 대책의 도심 핵심 공급방안으로 내놓은 공공 주도 정비사업은 벌써부터 험로가 예견되고 있다. 정부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으로 총 33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단 한곳도 적극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사업 추진을 위한 주민동의 요건을 4분의3에서 3분의2까지 낮췄지만 현재의 시장 반응을 감안하면 찬반을 둘러싼 주민 갈등만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은 반응의 밑바닥에는 ‘공공’ 개입에 따른 사유재산권 침해 우려와 갈등 해결 역량 부족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 박인식 영등포 신길13구역 재개발 추진위원장은 "정비사업에는 상가·주택·토지 소유자와 세입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간 대립이 불가피한데 공공이 이를 해결할 추진력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시장에서는 사유재산권 침해 우려에 대한 반발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 대책 발표일 이후 신규 주택 구입자에게는 공공주도 정비사업시 주택 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청산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동자동 쪽방촌 재개발인 후암1구역의 경우 토지·소유주들이 정부의 일방적인 공공주택사업에 반발하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광진구 중곡아파트 역시 사유재산권 침해 우려를 이유로 설문조사를 통해 공공직접시행 재건축 포기를 결정했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 추진단지들도 같은 이유로 주민들에게 사업 불참 의사를 통보한 상태다.
이미 추진 중인 공공개발도 난항…서현·태릉골프장 개발 표류 중
◆차질없는 추진? 택지개발 곳곳서 파열음 =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은 주요 공공택지 개발 과정에서도 잇따라 파열음을 내고 있다. 경기도 성남 서현동 공공주택지구 사업에 대한 최근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이 대표적 사례다. 지역 주민 536명이 국토부를 상대로 낸 공공주택지구 지정취소 소송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것. 2500가구 규모의 개발사업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정부가 지난해 8·4 공급대책 발표 당시 서울 시내 핵심 주택공급원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던 노원구 태릉골프장 개발 역시 표류중이다. 주민들은 물론, 지자체와 지역구 의원까지 나서 개발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태릉 골프장에 1만 가구를 건설할 경우 고밀 개발로 거주 환경이 열악해진다"며 주장했다. 4000가구가 들어서는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 개발 역시 주민과 지자체의 격렬한 반대에 직면해 있다. 심지어 주민들은 시장소환 카드까지 꺼내들며 계획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공공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가처분소송이나 헌법소원 절차로 들어가기로 한다면 정부 주도사업들은 언제 진행될지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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