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파격실험 '맞장토론'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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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서울과 부산시장 경선후보간 1:1 맞장토론 형식을 도입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파격적인 형식에 비해 화제 돌리기, 시간 끌기 등 토론 내용은 구태를 답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는 두 사람의 토론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를 비판에 남은 토론시간을 할애해, 후보자간 경쟁력 비교의 장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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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방식은 구태의연한 모습..시간끌기, 화제 바꾸기
1000명의 토론판정단..시청자보다는 조직력 반영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금보령 기자] 국민의힘이 서울과 부산시장 경선후보간 1:1 맞장토론 형식을 도입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파격적인 형식에 비해 화제 돌리기, 시간 끌기 등 토론 내용은 구태를 답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토론평가단 등도 도입했지만 토론 성적보다 조직력이 확인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무(無)격식·무(無)토론자료·무(無)드레스코드 등 ‘3무(無) 토론회’에 판정단의 승패 판정까지 도입되는 등 기존 경선 토론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파격을 연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보자 간 1대 1 스탠딩 방식으로 진행되다보니 집중력을 한층 높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파격적인 형식에 비해 토론 내용 등의 경우에는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령 공약의 현실성이나 구체성 관련 문제가 나오면 "제 공약을 제대로 안 보셨다"라거나 상대방의 공약을 되물으며 화제를 돌리는 여러차례 연출됐다. 자료 없이 암기력 만으로 토론이 진행되는 탓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당시 주택공급 실적처럼 객관적 사실마저 "본 통계가 다른 것 같다"며 어물쩡 넘어가는 일들도 있었다.
상대 후보를 칭찬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례도 있었다. 오세훈 후보는 토론회 후반부에 조은희 후보를 상대로 ‘진정한 위민행정’ 등을 보였다며 칭찬 일색의 평가를 하기도 했다. 조 후보가 "토론회가 재미없게 느껴지겠다"고 할 정도로 칭찬이 이어졌다. 이후에는 두 사람의 토론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를 비판에 남은 토론시간을 할애해, 후보자간 경쟁력 비교의 장은 사라졌다.
토론 후 승패를 판정하는 시스템이 도입됐지만 실제 토론 성적을 반영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부산과 서울에서 1차가 치러진 맞수토론 직후 1000명의 당원과 시민으로 구성된 ‘토론평가단’이 ARS 투표를 통해 부산에서 박민식 후보와 박형준 후보, 서울에서 나경원 후보와 오세훈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이와 관련한 한 선거 캠프 관계자는 "당협에서 당원을 추천해서 올렸고 거기에서 1000명이 무작위로 뽑혔다"며 "비당원도 된다고 했지만 각 당협위원장들은 누가 선정됐는지까지 다 알 정도로 또 다른 당원 투표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선거 캠프에서도 "캠프 조직에서 당협에 신청하라고 한 뒤 뽑는 식이라 캠프가 비대할수록 유리하다"며 "토론을 보지도 않은 채 평가했다고도 하는데 토론을 누가 더 잘했느냐보다는 캠프 조직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고쳐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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