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사의에 레임덕 언급 시작한 野.."하산 준비하라"

성지원 2021. 2. 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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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인사를 둘러싼 청와대 내분을 두고 야권에서 본격적으로 ‘레임덕(권력 누수)’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서울 청와대에서 신임 신현수 민정수석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지금이라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돌아보고 바로잡지 않으면 정권 말기에 다가갈수록, 정권을 떠나고 난 후에 큰 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 과정에서 법무부와의 이견을 빚은 뒤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저격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 정부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공작, 월성 원전 불법 폐쇄 등 여러 무리한 사건을 저질러놓고 억지로 덮어 넘기려고 하다가 그에 반발하는 검찰총장을 축출하려 했다”며 “그것도 모자라 정권 비리를 지킬 검사는 그대로 두고 강하게 수사하는 검사는 내쫓는 비정상적인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인사는 대통령 최측근에서 핵심 보좌하는 민정수석마저 납득을 못 하고 사표를 내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문 대통령을 향해 “이제 그만 억지 부리고 하산 준비나 하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임기 말이 되니 권력 내부가 곳곳에서 무너지는 현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제 제어하기 힘들 것”이라며 “순리에 따르지 않고 억지를 부리면 더욱더 큰 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을 “모래시계”에 빗대 “시간이 갈수록 윗부분은 텅비게 된다. 그렇게 되면 권력은 진공상태가 되고 물러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전례를 들며 “MB도 임기 말까지 ‘레임덕 없다’고 큰소리 쳤지만, (친형인)이상득 전 의원의 비리사건 하나로 훅 가버렸던 걸 기억하느냐”며 “단임제 대통령이 레임덕이 없을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집권 4년 차에 이상득 의원 등의 구속으로 30~40%대를 넘나들던 지지율이 24%까지 하락하는 등 레임덕 현상을 겪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차기 대선까지 1년여 남은 현재에도 30~40%대에서 보합하며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권에선 “임기 말인데 놀랍다(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평가를 내놓는 가운데 야권이 검찰 인사를 계기로 레임덕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여론 전환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나선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인사 등을 저격해 “상황이 이런데도 친문 순혈주의에 완전히 매몰된 민주당 정권은 더 이상 고쳐 쓸 수 없는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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