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 ESG경영, 준비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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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이 된지도 두 달이 다 되어가지만, 설 연휴 며칠을 보내면서 "이제 진짜 본격적으로 시작"이라며 느슨해진 새해 각오를 가다듬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국내 기업들도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올해 그룹 총수들은 신년사에서 앞 다퉈 ESG 경영을 강조했고, 'ESG위원회' 설치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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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2021년이 된지도 두 달이 다 되어가지만, 설 연휴 며칠을 보내면서 "이제 진짜 본격적으로 시작"이라며 느슨해진 새해 각오를 가다듬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 기업들도 12월 폭풍같이 몰아치는 연간 실적마감에 이어, 임원 인사, 조직개편, 새해 사업전략의 구체화 등으로 1월을 분주하게 보내며 한해 사업을 꾸릴 워밍업을 했다면, 설 명절이 끝난 지금부터는 전력질주 태세로 돌입한다.
올해는 주식투자 열풍이 많은 이슈를 쏟아내면서 경제분야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분위기다. 이와 함께 최근 부쩍 강조가 되고 있는 기업경영 관련 키워드가 있다. 바로 'ESG'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다. 기업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 투명한 지배구조로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이 이윤 추구에만 매몰되지 않고 ESG경영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겠으나, 지금 새삼 화두가 되는 것은, 그 실천이 가히 쉽지 않다는 반증일 것이다. ESG경영은 그저 좋은 기업이미지 형성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는 "투자 결정시 단순한 재무적 성과가 아닌 지속가능성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블랙록은 총매출의 25% 이상을 석탄화력 생산·제조에서 벌어들이는 기업은 주식·채권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는 등 선언을 실행에 옮겼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ESG를 기업평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고, 국민연금도 지난해 1월 2022년까지 전체 자산의 50%를 ESG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며 이에 동참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국내 기업들도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올해 그룹 총수들은 신년사에서 앞 다퉈 ESG 경영을 강조했고, 'ESG위원회' 설치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국내 시멘트업계 최초로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한 쌍용양회의 행보는 시사점이 크다. 친환경적이지 않은 산업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시멘트 업계의 수위 기업인 쌍용양회의 ESG경영 선언은 그래서 더 주목된다. 향후 시멘트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양회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건설 및 부동산 경기 위축, 폭우와 태풍 등 하절기 이상기후에 따른 국내외 시멘트 수요 감소, 판매가격 하락 등을 겪으면서 매출액은 2019년보다 4.4%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9.2% 증가해 영업이익률 17%를 시현했다.
이미 2008년 환경경영 방침 선포 후 친환경투자에 집중해왔는데, 최근 2년간 1000여억원을 집중 투자해 순환자원처리시설을 본격 가동한 것이 영업이익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험난한 경영환경 속에서 ESG 실천은 도전적인 과제가 되겠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대세다.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 ESG경영이 성장의 기회가 되는 한 해가 되길.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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