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풍기서도 바이러스 나왔다" 귀뚜라미 공장發 122명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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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의실·휴게실 밀폐 등 3밀 환경"
공장 탈의실·목욕탕·휴게실 등은 전형적인 3밀(밀집·밀접·밀폐) 환경이었다. 건물도 대형 컨테이너 구조여서 자연 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충남도와 아산시 등 방역당국이 조사한 충남 아산의 귀뚜라미보일러 공장의 현장 상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 보일러 공장과 관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17일 오전 10시 현재 122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보일러 공장 직원이 106명이고 가족·지인 등이 16명이다.
이 공장에서는 지난 13일 20대 직원(천안 850번 환자)이 발열 증상으로 선별진료소를 찾은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3일 만에 확진자가 100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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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F동 온풍기 등서 바이러스 검출
방역당국이 공장 관련 시설 16곳에서 환경 검체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6곳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바이러스가 나온 곳은 아산공장 5개 건물 가운데 F동 공용 탈의실 소파와 음료 자판기, 회의실 테이블 등이다.
직원 확진자 98명 가운데 대부분은 F동 근무자이다. F동 탈의실과 목욕탕·휴게실·사무실 등은 전형적인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은 대형 컨테이너 형태로 자연 환기가 불가능했고, 탈의실과 휴게실 역시 창문을 비닐로 막아 밀폐됐다고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또 작업중 일부 근로자는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
F동 사무실 온풍기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방역 당국은 환기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건물 내에서 온풍기 바람을 타고 퍼진 바이러스에 직원들이 장시간 노출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직원들은 이런 환경 속에서 집단으로 식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내식당은 칸막이는 설치되어 있었으나 50인에서 100인까지 마주 보고 식사하는 형태였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직원들이 환기가 제대로 안 되는 곳에서 함께 식사하거나 3밀 환경인 탈의실·목욕탕·휴게실 등을 함께 사용하면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을 때는 마주 앉지 말고, 음식을 씹거나 음료를 마실 때를 제외하곤 꼭 마스크를 착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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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가족도 전수 검사하기로"
방역당국은 확진된 직원들이 설 연휴 기간 고향을 방문해 코로나19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직원 가족들에 대한 전수 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산시 관계자는 “보일러 공장 직원들이 설 연휴 때에는 대부분 고향을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 연휴 전에 이미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천안 20대 확진자가 맨 처음 검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공장 직원 가운데 누가 감염원인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충남도는 귀뚜라미보일러 공장처럼 취약한 환경에 놓인 곳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이번 주 중 도내 100인 이상 사업장을 긴급 점검키로 했다.
아산시 탕정면에 있는 귀뚜라미보일러의 공장 직원은 총 641명이다. 공장에서는 거꾸로 콘덴싱보일러와 거꾸로 하이핀보일러 등을 생산한다.
이 가운데 출하·조립 공정 라인인 F동에서 205명이 근무한다. 나머지 동별 근무자는 A동 122명, B동 1245명, C동 96명, D동 94명, F동 205명이다. 외국인 노동자도 51명이 근무 중이다.
아산=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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