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김택진, '괴짜'에서 新주류 됐다

부애리 2021. 2. 1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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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단에 합류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신(新) 산업 지형도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IT 기업 창업자가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김 의장과 김 대표는 오는 23일 서울상의 총회에서 정식으로 부회장에 선출된다.

김 의장과 김 대표가 부회장을 맡게 된 것은 서울상의 회장으로 추대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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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단 합류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왼쪽),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단에 합류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신(新) 산업 지형도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IT 기업 창업자가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김 의장과 김 대표는 오는 23일 서울상의 총회에서 정식으로 부회장에 선출된다. 두 사람의 합류로 그간 ‘긱(geek·괴짜)’한 사람들이 하는 사업으로 여기던 인터넷, 게임 등의 IT 산업이 당당히 재계 주류로 부상했다. 카카오(45조원)와 엔씨(22조원)의 시총 규모는 기존 부회장단에 속한 아모레퍼시픽(13조원) 등과 비교해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언택트)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IT 산업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도 커졌다.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았고 국내 게임 산업의 경우 시장 규모가 17조원, 점유율이 세계 5위권 수준으로 성장했다.

김 의장과 김 대표가 부회장을 맡게 된 것은 서울상의 회장으로 추대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최 회장은 최근 세계적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보자는 취지로 두 사람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의 경우 카카오 ESG위원회를 구성해 직접 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크다. 카카오는 기업 재단인 '카카오임팩트'를 통해 사회혁신가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 대표 역시 엔씨의 ESG 체계 강화를 위한 주요 과제를 선정하고, 실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두 사람의 '호감형 이미지'도 이번 결정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재벌 중심의 대한상의 이미지 쇄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게임·야구 팬들에게 택진이형이라는 별명으로 더 자주 불린다. 직접 분장을 하고 엔씨의 패러디 광고에도 자주 등장하는 김 대표는 기존 재벌들과 달리 대중적이고 친근한 모습을 보여왔다. 김 의장은 대표적 흙수저 출신의 자수성가 사업가다. 김 의장이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 살았을 정도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골방에서 공부한 일화는 유명하다. 최근엔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재산의 절반(약 5조원 규모)을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많은 이를 놀라게 했다.

IT 업계 입장에서도 든든한 아군을 얻게 됐다. 1세대 IT 창업자들이 합류하면서 그간 전통적 기업 이슈에 집중했던 대한상의도 다양한 목소리를 내게 될 전망이다. IT 기업들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게임산업협회 등을 통해 목소리를 냈지만 대한상의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적었다. 현재 IT 업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국회의 게임법 전부 개정안 등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여론이 재벌 중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힘든 상황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려는 결정으로 해석된다"며 "IT 업계의 목소리에도 힘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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