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5%에서 30%까지 뛴 적 있다. 반전 기대하시라"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국민의힘 박민식 전 의원은 “요즘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박 전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며 고전 중이다. 하지만 지난 5일 후보 4인에 선정돼 본경선에 진출했고, 15일에는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과의 일대일 토론 대결에서 승리했다. 당원과 시민 1000명으로 구성된 ‘토론 평가단’이 투표한 결과다.
박 전 의원은 정계 입문 전 특수부 검사로 활약하며 ‘불도저 검사’로 불렸다. 정계에 입문 후 부산 북-강서갑에서 재선(18·19대 국회)했지만, 지난해 총선에서 전재수 민주당 의원에게 2.0%p 차이로 석패했다. 이번 선거에서 그는 '드라마틱한 승리'를 강조하고 있다.
Q :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어떤 선거인가
A :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치러지는 선거에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냈다. 후안무치한 행태다. 선거를 치를 혈세가 230억원이나 낭비됐는데 반성의 기미도 없다. 이번 선거는 추락을 거듭하는 부산의 리더십을 바꿔야 하는 선거이기도 하다.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드라마틱한 승리를 거둬 부산이 야당의 대선 승리를 위한 마중물이 돼야 한다.
Q : 부산을 위해 ‘이것만은 하겠다’는 게 있나
A : 두 가지다. 먼저 부산을 소프트웨어 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 부산에 대학이 15개이고, IT 관련 전공자들만 5만여명이 넘는다. 이들이 외지로 빠져나가지 않고 부산에서 꿈을 펼치도록 소프트웨어 단지를 조성하겠다. 또 부산을 ‘야도(야구 도시)’로 활성화하겠다. 사직 야구장에서 폭발하는 에너지를 부산 발전의 원동력으로 잇겠다. 야구 강국 쿠바의 야구단을 부산에 정기적으로 초청해 야구 대회를 활성화하겠다.
Q :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않는다
A : 여론조사가 인지도 조사로 가고 있지만 자신 있다. 2014년 새누리당 부산시장 경선에서 서병수, 권철현 후보와 맞붙었을 때 제 초반 지지율이 5%였다. 끝내 졌지만 최종 득표율은 30%를 넘었다. 이번 경선 토론에서 3연승을 하고, 단일화도 성공시켜 역전극을 펼치겠다.
박 전 의원은 최근 이언주 전 의원, 박 전 부시장과 3자 단일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세 후보는 지난 9일 만나 단일화 방식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내달 4일인 후보 선출일까지 시간이 있다. ‘박형준 대 반(反)박형준’ 구도로 짜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Q : 단일화, 정치공학적 접근 아닌가
A : 솔직히 이기기 위한 단일화임을 부인하진 않겠다. 하지만 저는 정치인이고, 선거에 이기려면 승부수가 필요하다. 당내에서 ‘반(反)박형준’ 연합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분들도 있지만, 저에겐 나름의 명분이 있다. 이번 선거는 60~70대가 아니라 40~50대 리더십이 쇠락한 부산을 이끌어야 하는 선거다. 제가 올해 56살이다.
Q : 박형준 교수로는 안 된다고 보는 건가
A : 박 교수의 장점은 합리성과 신중함이다. 하지만 지금 부산은 망하기 직전이다. 박 교수가 아니라 팔 걷어붙이고 낭떠러지에 선 부산을 살려낼 추진력을 가진 사람이 나서야 한다. 박 교수처럼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한 리더십으론 안 된다.
Q : 네거티브 양상에 우려도 나오는데
A : 박 교수와 이언주 전 의원 간의 충돌이 과열된 측면은 있다. 치열하게 경쟁하되 깨끗하게 맞붙자는 게 제 원칙이다. 앞서 부산 지역 몇몇 후보들이 공동으로 당 공관위에 박 교수에 대한 의혹 제기를 했는데, 서명하지 않았다. 검사 출신이다. 팩트를 내 눈으로 확인하기 전엔 이름을 걸지 않는다.
박 전 의원은 민주당 유력주자인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선 “개인으로 보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서도 몇 마디 덧붙였다.
“친문 세력이 두려워서인지 몰라도, 김 전 장관이 최근 여당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걸 못 봤다. (본회의 표결 등에서)기권도 용납하지 못하는 민주당의 광기에 휩쓸린 후보가 부산에 가당키나 한가.”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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