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배당에 국민연금까지..금융지주 주총에 쏠린 눈
주요 계열사 CEO 인사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움직임도 주목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정기 주주총회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총에서는 분기배당,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연임·교체 여부 등의 안건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금융지주사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최근 이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비칠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내달 3월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우선 신한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분기 배당을 위한 정관 변경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오는 6월까지 금융지주와 은행의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낮출 것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이에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올해 배당성향을 20%로 낮추기로 결정했고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오는 3월 배당 수준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노용훈 신한금융 재무 부사장(CFO)은 지난 5일 2020년 실적 발표 뒤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감독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일지 다른 요인을 고려할지 3월 초까지 이사회를 열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일 계획이고 분기배당의 경우 올 하반기에라도 실행할수 있도록 상반기 정관 변경 등의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며 "분기배당이 어려울 경우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라로 주주환원 정책을 하반기부터 펼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KB금융 주총에서는 주주제안 사외이사 추천제도가 안건으로 오를 지 주목된다. 앞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작년 9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문가를 사외이사 후보자로 추천했고 그해 11월 열린 임시 주총에서 무산된 바 있다. 최근에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은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에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을 위해 조기검토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다만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현재로서는 주주제안 사외이사 추천제도를 추진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주총에선 주요 계열사 CEO 연임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5일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로 김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 그룹 부행장,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 등 4명을 확정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유력 후보였던 함 부회장이 법률 리스크를 안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조직 안정이 중요해지면서 김 회장이 4연임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 규범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기 때문에 올해 만 69세인 김 회장이 추가 연임할 경우 내년 주총까지 약 1년의 동안 임기를 맡을 수 있다.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의 경우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 행장은 디지털 전환과 해외법인 실적 개선에 큰 기여를 했으며, 권 행장도 DLF(파생결합펀드) 사태 이후 혼란스럽던 조직에 안정화를 꾀했으며 소비자보호에 집중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지주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최근 이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비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투자책임 원칙) 도입 이후 주총에서 주요 안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금융위원회의 제도 개편에 따라 경영참여로 보유목적을 바꿔야 가능했던 주주활동들이 일반투자 항목 신설로 완화된 이후 두드러졌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해 3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에 반대 의견을 냈다. 하나금융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선임 7건과 감사위원 선임 4건에 반대표를 행사했으며, KB금융의 노동이사제에도 반대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4대 금융지주의 지분을 법정 한도선(10% 이내)까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하나금융의 주식수는 2994만주, 지분율은 9.97%이다. KB금융, 우리, 신한금융 지분율은 가각 9.96%, 9.88%, 9.84%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주주로서의 의견을 내는 것이 금융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라며 "최근 이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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