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수업인데.." 개학 앞두고 대학가 원룸촌 공실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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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장모(20)씨는 지난해 초 부산에서 올라와 8월 말까지 자취방에서 지냈다.
장씨는 16일 "지난해 자취방 월세 비용 300여만원이 퍽 아까웠다"며 "학교를 100여m 앞에 두고 노트북으로 강의를 듣다 보니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건국대 인근에서 중개업을 하는 B씨는 "화양동의 원룸 수요는 학생들이 40%인데 해외 유학생들 수요가 90% 가까이 줄어드는 바람에 임대업계 타격이 큰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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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장모(20)씨는 지난해 초 부산에서 올라와 8월 말까지 자취방에서 지냈다. 그러다 비대면 강의가 지속되자 서울의 친척집으로 이사했다. 올해도 자취방을 알아볼 생각은 없다. 대학 측이 학기 초에는 완전 비대면 수업을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장씨는 16일 “지난해 자취방 월세 비용 300여만원이 퍽 아까웠다”며 “학교를 100여m 앞에 두고 노트북으로 강의를 듣다 보니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비용만 아꼈어도 등록금에 보탤 수 있었을 것”이라며 “친척집에서 지내는 것이 다소 불편하지만 일단 좀 지켜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주요 대학들이 비대면 수업 위주의 학사 운영 방침을 밝히면서 대학가 원룸 임대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임대업자들은 월세와 보증금을 최대한 낮춰주겠다는 입장이지만 매년 이맘때 방을 구하려는 학생들로 붐비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 건국대에 입학해 서울에서 자취했던 A씨(21)도 올해는 원룸 계약을 하지 않았다. A씨는 학과 동기 160여명 가운데 100명은 아직 얼굴조차 모른다. A씨는 “몇몇 지방 출신 동기들은 학기 중 서울에 올라온 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학생들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임대업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고려대 인근에서 10년째 원룸 임대업을 하는 60대 임모씨는 “1월부터 설날 즈음까지는 전화가 쇄도해야 정상인데 거의 연락이 없다”며 “신규는 물론 재학생들의 계약 연장마저 줄어들면서 건물 절반이 공실”이라고 토로했다.
건국대 근처에서는 보증금을 50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내린 원룸도 나왔다. 건국대 인근에서 중개업을 하는 B씨는 “화양동의 원룸 수요는 학생들이 40%인데 해외 유학생들 수요가 90% 가까이 줄어드는 바람에 임대업계 타격이 큰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경제력 있는 직장인이 선호하는 신축 오피스텔 공실률은 10%가 채 되지 않지만 대학생들이 주로 사는 구축 원룸 공실률은 30%를 넘어가는 등 빈부격차도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불확실성 탓에 그나마 있는 수요도 계약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학생은 6개월 단위 계약을 원하지만 집주인들은 최소 2년 단위의 계약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건대입구역 근처에서 중개업을 하는 50대 박모씨는 “집주인은 할인된 조건으로 장기계약을 해서 학생들을 묶어두려 하지만 대학생들은 계약에 조심스러운 편”이라고 전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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