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5대 금융지주 회장 "코로나 대출 6개월 추가 연장"

'만기·이자 상환 유예' 의견 일치
은행권선 '부실 폭탄' 우려 목소리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6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대출 만기 및 이자상환 유예조치 연장에 대해 논의했다. 왼쪽 앞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은 위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금융위원회 제공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6일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나 코로나19 피해를 본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6개월 추가 연장키로 합의했다.

은 위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금융위는 “코로나19 상황과 실물 여건 등을 고려해 3월 말 종료되는 대출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 6개월 연장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1차 연장 결정에 이어 다시 6개월을 연장하는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지난해 4월 1일부터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이어오고 있다.

이를 두고 은행권에서는 금융 지원 조치가 끝난 이후의 ‘부실 폭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까지 만기가 미뤄진 대출 규모는 116조원, 유예된 원금 상환액은 8조5000억원이 넘는 상황이다.

금융지주 회장들도 부실위험 관리 차원에서 일종의 연착륙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유예 조치 종료 이후 개별 차주가 상황에 따라 상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다양한 장기·분할 상환을 유도하겠다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은 위원장도 “코로나19의 완전한 극복까지 실물 지원 노력을 흔들림 없이 지속해야 한다”면서도 “위기 관련 금융 대응 조치를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한국판 뉴딜 펀드에 대해 “정책형 뉴딜 펀드에 대해 산업계, 운용사 등에서 관심을 보이는 만큼 금융권 전반에 걸쳐 ‘뉴딜 투자 붐’이 일어나길 기대한다”며 금융권의 협조도 부탁했다. 정책형 뉴딜펀드는 올해 최대 4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정부는 지난달 자펀드 운용사 접수 결과 9조7000억원의 제안을 받았다.

이와 함께 금융회사와 빅테크 간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 초장기 모기지 공급, 최고금리 추가 인하 등 주요 정책 추진현황과 과제도 소개됐다.

한편 은 위원장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재연임설’ 관련 기자들 질문에 “(하나금융) 이사회와 회장후보추천위에서 절차에 따라 하는 것”이라며 “그들의 판단을 존중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 15일 열린 하나금융 회추위는 김 회장을 포함해 차기 회장 후보군을 4명으로 압축해 발표했다. 김 회장은 2018년 3연임 도전 당시 금융감독원의 반발에 부딪친 바 있다.

조민아 지호일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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