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코앞 불거진 'MB사찰'.. 박지원 "흑역사 처리 특별법 필요"

박재현,이상헌 2021. 2. 17.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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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MB)정부 당시 국정원의 불법 사찰 의혹이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MB정부 불법 사찰은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발족된 개혁위 조사를 통해 국정원이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박재동 화백, 명진 스님 등 이른바 '좌파 성향'으로 규정된 인물들에 대한 사찰 문건을 작성한 정황이 드러나며 처음 확인됐다.

국정원은 박근혜정부에서도 불법 사찰이 이어졌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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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국회의원 등 사찰 정보위 보고
비공개 전제 문건 목록 공개 검토 밝혀
박근혜정부도 사찰 확인 땐 파장 커져
박지원 국정원장. 연합뉴스


이명박(MB)정부 당시 국정원의 불법 사찰 의혹이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MB정부에 이어 박근혜정부에서 불법사찰의 개연성이 있다”고 밝히며 여야 공방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국정원 60년 불법사찰의 흑역사”라며 국회에 흑역사를 청산할 수 있는 특별법을 입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16일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어 국정원으로부터 ‘MB정부 당시 국정원의 사찰 의혹’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MB정부 불법 사찰은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발족된 개혁위 조사를 통해 국정원이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박재동 화백, 명진 스님 등 이른바 ‘좌파 성향’으로 규정된 인물들에 대한 사찰 문건을 작성한 정황이 드러나며 처음 확인됐다. 당시 개혁위의 발표에는 정치인, 문화예술인 등에 대한 사찰 내용도 일부 포함됐다.

정보위에 따르면 국정원은 사찰 문건 목록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정보위 의결이 있을 경우 비공개를 전제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개정 국정원법은 정보위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할 경우 특정 사안에 대한 국정원장의 보고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박 원장은 “직무범위를 벗어나 작성된 것이라 해도 공공기록물법에 따른 기록물이고, 제3자 개인정보가 포함된 비공개 기록이어서 당사자가 아닌 일반에 공개하는 것은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도청과 미행 여부에 대해서도 “정보위원 3분의 2가 의결, 요구하면 문서를 열어 확인하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박 원장은 이번 의혹을 ‘국정원 60년 불법사찰 흑역사’로 규정하고 특별법이 제정되면 법에 따라 국가 기밀과 적법 정보, 불법 정보를 분리해 처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민주당은 불법사찰 내용을 담은 존안파일은 국정원 서버와 분리된 이른바 ‘멍텅구리컴퓨터(멍텅컴)’에 저장돼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존안파일은 전담관리관 산하 자료와 국정원 서버 저장 자료, 멍텅컴 저장 자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가장 예민하고도 은밀한 자료, 불법적 생산한 자료는 일반적으로 멍텅컴에 저장된다”며 “가장 폭발력이 강하지만 불법적, 비공식적으로 소유하고 있는지는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박근혜정부에서도 불법 사찰이 이어졌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보위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국정원에) 왜 개연성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박근혜정부 당시 (사찰) 중단 지시가 있었던 것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며 “기존에 공개된 곽노현 전 교육감 등의 정보가 박근혜정부 때 업데이트됐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불법사찰이 시작된 2009년 12월 16일 이후 중단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에는 “확인하지 못했고, 문재인정부 출범과 동시에 국내정보수집을 중단함으로서 공식적으로 중단된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국정원이 MB정부의 불법 사찰 행위를 인정하면서 4·7 재보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만약 박근혜정부 불법사찰까지 확인될 경우 검찰 수사까지 이어질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김 의원은 “MB정부에서 생산된 자료는 이미 공소시효(7년)가 지났지만 만약 박근혜정부에서도 생산됐다면 공소시효가 남아있을 수 있어 국정원의 공개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박재현 이상헌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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