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국정원, 직무범위 넘어 정치인 등 불법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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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이명박(MB)정부 당시인 2009년 말 청와대 지시로 여야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에 대해 검찰, 국세청, 경찰 자료를 포함한 신원 자료를 수집·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위 국민의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회의 후 "국정원은 정치인과 민간인 사찰을 '직무범위 이탈정보'라고 공식 명명했다. 직무를 벗어난 정보수집 자체가 불법이기에 그 내용도 불법이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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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이명박(MB)정부 당시인 2009년 말 청와대 지시로 여야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에 대해 검찰, 국세청, 경찰 자료를 포함한 신원 자료를 수집·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박근혜정부에서도 이같은 사찰이 이뤄졌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민간인 불법 사찰 대상 및 인원에 대해 구체적인 목록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이런 정보 수집을 ‘국정원의 직무범위 이탈’이라고 규정했다. 여당은 과거 정권의 불법 사찰 의혹 규명에 집중하고 있지만, 야당은 50일 가량 남은 4·7 재·보궐 선거용 카드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정원은 16일 박지원(사진)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과거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한 보고를 했다. 정보위 국민의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회의 후 “국정원은 정치인과 민간인 사찰을 ‘직무범위 이탈정보’라고 공식 명명했다. 직무를 벗어난 정보수집 자체가 불법이기에 그 내용도 불법이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불법적 수단으로 정보 수집을 한 것이냐고 (국정원에) 물으니 미행과 도청이란 방법을 사용했다는 근거는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당시 국정원은 민간인 사찰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필요할 경우 수시로 업데이트했다. 또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신상 자료 요청이 있을 경우 보고서 형태로 청와대에 보고했다. 국정원은 이 같은 사찰 지시가 MB정부 시절인 2009년 12월 16일 청와대에서 내려온 것으로 확인했다.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에 따르면 당시 국정원은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정치인 견제 차원에서 비리 정보도 요청할 수 있다’는 지시를 받았다.
국정원은 민간인 사찰이 박근혜정부 때도 지속됐다는 개연성은 있으나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MB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당시 불법 사찰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불법 정보 사찰에 관여돼 있다는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2008년 2월부터 4년간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씨에 대한 사찰 문건이 국정원에서 작성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노무현정부) 임기 말에 (국정원 직원이) 자발적으로 사찰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박 원장은 MB정부 이전엔 국정원의 불법 사찰이 이뤄지지 않았느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MB정부 이전, 특히 김대중·노무현정부 때는 (불법사찰이)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과거 임동원 전 국정원장 등이 불법도청 문제로 유죄 판결을 받는 등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불법 사찰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야당은 정치 공작 가능성을 우려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불법 사찰) 자료가 있다면 법적 절차에 따라 공개되고 밝혀져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그것이 선거에 이용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경택 박재현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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