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우려 속에 '광명성절' 조용히 넘겼다

손재호 2021. 2. 1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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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규모 경축행사나 무력시위 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대를 이은 충성을 강조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16일·광명성절)을 지냈다.

김 위원은 집권 이후 광명성절마다 당·정·군 핵심 인사들을 대거 이끌고 할아버지와 아버지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었다.

그러나 광명성절과 함께 북한의 최대 명절로 꼽히는 김일성 주석의 지난해 생일(4월 15일·태양절)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지 않으며 대북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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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규모 경축행사나 무력시위 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대를 이은 충성을 강조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16일·광명성절)을 지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아버지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했다. .

노동신문은 16일 1면에 게재한 사설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주체의 사회주의 위업 수행에 쌓아올리신 업적을 끝없이 빛내여 나가자’에서 “위대한 장군님을 높이 모시여 우리 조국은 불패의 사회주의 국가로 솟구쳐 오를 수 있었다”며 “김정은 동지의 영도 따라 위대한 태양조선을 더욱 빛내여 나가자”라고 밝혔다.

이는 삼중고(대북 제재·코로나19·자연재해)로 인한 민심 이탈을 잡고, 김정은 국무위원장 1인 지배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최근 열린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 ‘총비서’로 추대되며 집권 10년 차에 할아버지·아버지와 같은 반열에 오르며 ‘유일영도체제’가 본격화됐음을 선포했다.

김 위원장은 광명성절을 맞아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참배 소식이 이날 오후 6시가 가까워져도 보도되지 않아 이목이 집중됐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의 참배 여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2년, 2013년, 2016년의 경우 김 위원장의 참배 사실이 광명성절 당일이 아닌 그 다음날 보도됐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집권 이후 광명성절마다 당·정·군 핵심 인사들을 대거 이끌고 할아버지와 아버지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었다. 이른바 ‘백두혈통’으로서 갖는 정통성을 참배를 통해 더욱 부각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해에도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 함께 소규모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아버지를 추모했었다

그러나 광명성절과 함께 북한의 최대 명절로 꼽히는 김일성 주석의 지난해 생일(4월 15일·태양절)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지 않으며 대북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의 신병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었다.

북한이 별다른 무력시위 없이 광명성절을 넘겼으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빌미 삼아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광명성절을 전후해 네 차례 핵·미사일 시험 및 발사를 단행했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김 위원장은 자신의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자신이 중단을 촉구한 연합 군사 훈련이 진행되면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하는 식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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