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로 회사 탐방, 랜선회식..코로나가 바꾼 신입사원 연수
실시간 화상회의 플랫폼 활용
강의·과제발표는 물론 피드백도
사원은 만족, 회사는 집중도 고민
올해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한 김가현 씨는 지난달 18일부터 5주째 신입사원 연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김 씨가 동기들과 실제로 대면한 날은 연수 첫날이 유일하다. 연수 과정이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어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김 씨는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110명의 동기와 만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업의 신입사원 연수 풍경도 바꾸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16일 “신입사원 연수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 중”이라며 “면접도 비대면으로 진행해 새내기 사원 모습은 연수 첫날 한 번밖에 못 봤다”고 말했다. 그마저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하기 위해 소규모로 모이다 보니 아직 신입사원 전체가 모인 적도 없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들은 계열사 신입 교육을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올해도 LG·SK·롯데그룹 등이 신입사원 연수를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입사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1년간 입사 대기 중이던 대한항공 신입사원 40여 명은 지난 15일부터 실시간 비대면 교육을 받고 있다. 다른 업종보다 신입 연수 기간이 비교적 긴 금융권도 교육 과정의 일부를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IBK기업은행 측은 “기존에 두 달간 진행했던 합숙교육을 지난해부터 온라인 교육과 영업점 교육으로 대체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신입사원 연수도 기존의 현장 교육 못지않게 알차게 바뀌었다. 실시간 화상 회의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교육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충실히 옮겨놓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각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강의와 사원들의 프로젝트 과제 발표, 이에 대한 담당 임원의 피드백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수행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팀워크를 향상하기 위해 영상을 보며 함께 식사를 하는 랜선회식과 홈 트레이닝, 요리 등도 진행한다”고 전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첨단 기법도 동원한다. 네이버는 직장생활을 재택근무로 시작하는 신입사원을 위해 회사에 방문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자사의 AR 서비스 ‘제페토’에서 본사 내부를 3차원(3D)으로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사원들과 회사 운영진은 네이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밴드’를 통해 소통하고 네이버 페이를 활용해 랜선회식을 하는 등 서비스를 체험했다.
하지만 인사담당자들의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 함께 모여 교육을 진행하는 것과 비교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기업에서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한 직원은 “기존 교육 과정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은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비대면 상황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 중”이라며 “실무 교육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코로나 상황이 끝나면 비대면 연수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교육을 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신입 사원들의 만족도는 비교적 높다. SK이노베이션 신입사원 김가현 씨는 “비대면 교육으로 소통이 잘 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교육 담당자와 동기들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해 기대 이상”이었다며 “회사의 비전과 전략에 대한 교육의 경우 온라인 연수를 통해서도 충분히 학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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