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폐업소가 동네책방 변신.."선미촌 핫플레이스 됐지만 밥벌이도 고민해야죠"
작품 모은 '온라인 창고'도 계획
“전주의 대표적인 핫플레이스가 됐지만, 밥벌이는 고민이에요.”
동네책방 ‘물결서사’ 대표인 임주아(33) 시인의 말이다. 물결서사는 성매매 집결지인 전북 전주시 서노송동 선미촌 한복판에 2019년 1월 문을 연 예술가 서점이다. 임 대표 등 전주에 뿌리를 둔 30~40대 예술가 7명으로 구성된 ‘물왕멀팀’이 뭉쳐 만들었다.
임 대표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물결서사가 과거에는 없던 판을 짜고 일을 벌여왔다면 올해는 그것을 정례화하고 내실화할 때”라며 “멤버들이 2년여간 해온 작업물을 모아 결과물로 내놓고 수익 창출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서점이 있는 건물도 애초 성매매 업소였다. 폐업 후 주택 창고로 쓰이다가 예술가들이 전주시에 제안해 예술가 서점으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말 초창기 운영진 7명 중 5명이 새 얼굴로 바뀌었다. 성악가 조현상(29), 소설가 방우리(30), 비보이 장영준(27), 극작가 송지희(26), 시각디자이너 장혜지(24)씨가 주인공이다. 임 대표는 “새롭게 합류한 작가들이 자연스럽게 선미촌에 녹아들도록 선배 2명(임 대표와 서완호 화가)은 물결서사에 남았다”고 했다. 다음은 임 대표와의 일문일답.
Q : 물결서사만의 매력은.
A : “예술가 7명은 책방의 북큐레이터이자 선미촌 해설사다. 물결서사에 오면 문학·디자인·미술·음악·연극·춤 등 각자 영역에서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하는 젊은 책방지기를 만날 수 있다. 올해는 돈도 되고 의미도 있는 콘텐트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Q : ‘성매매 집결지에 있는 서점’으로서 명암은.
A : “오랜 세월 외면당한 동네에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책방이 생기자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오기 시작했다. 물결서사는 비빌 언덕 없는 젊은 예술가가 성장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손님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지금부터가 진짜 실전이고 장사다.”
Q : 그간 일군 성과와 계획이 있다면.
A : “동네에서 느끼고 관찰한 것들을 토대로 완성한 시·그림·음악·영상 등을 SNS에 연재했다. 이제는 물결서사가 하나의 브랜드가 된 만큼 우리의 작품과 기록을 저장하는 온라인 아카이브(창고)를 만들고 싶다. 책 쇼핑몰도 겸한 홈페이지를 구상 중이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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