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부친 이어 무역협회장 된다

강기헌 2021. 2. 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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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 회장, 강력한 추진력 강점
무역협회 "단독 추대"..24일 확정
15년 만에 관료 아닌 기업인 수장
재계 입장 대변할 목소리 기대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차기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자전거연맹 회장도 맡고 있는 구 회장이 지난 2018년 ‘세계 희귀 자전거’ 전시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 송강재단]

구자열(68) LS그룹 회장이 차기(31대)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추대된다. 구 회장이 무역협회장에 공식 취임하면 부친인 고 구평회 회장(22~23대)에 이어 부자가 무역협회장을 맡는 기록이 만들어진다. 특히 구 회장은 현장경영을 중시하고 저돌적인 추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무역협회가 수출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며 제 색깔을 내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높다.

무역협회 회장단은 16일 임시 회장단 회의를 열고 차기 무역협회장 선출 안건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회장단은 구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임시 회의에서 단독 추대를 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며 “오는 19일 회장단 회의에서 회장 추대 안건을 확정하고, 24일 정기총회에서 선임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LS그룹 관계자 역시 “무역협회장 추대 과정에서 당사자에게 사전에 의견을 묻는 거로 안다”며 “구 회장이 차기 회장을 맡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무역협회 정기총회에서 회장 선임안이 통과하면 김영주 현 무역협회장에 이어 공식적인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의 부친 구평회 회장은 1994년부터 99년까지 22~23대 무역협회장을 지냈다.

그동안 무역협회장은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난 2006년 이후 정부 출신 고위 관료가 맡았다. 하지만 최근 무역협회 안팎에선 차기 회장은 기업 실무 경험이 있는 재계 출신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지는 ‘기업규제 3법’과 중대재해법 등 국회발 규제에 경제단체가 발 벗고 나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구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1979년 2월)을 앞둔 1978년 9월 LG상사 피혁기획부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LG상사 일본지역본부장(1990년), LG투자증권 영업부문 전무(1997년), LG전선 대표이사 사장(2003년)을 지냈다. 2003년 LS와 LG의 계열 분리 이후 LS전선·엠트론 회장을 거쳐 2013년 1월 LS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구 회장이 무역협회장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LS그룹의 사촌경영체제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도 있다. LS그룹 안팎에선 구 회장이 올해 연말 무렵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차기 그룹 회장은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겸 LS그룹 미래혁신단장이 유력하다. 구 회장은 지난 2019년 LS그룹 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기 위한 미래혁신단을 신설하고 구자은 회장에게 단장을 맡기고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아들인 구 회장 역시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사촌형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았고, 구자은 회장은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아들로 구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소탈한 야전사령관”이란 단어로 압축된다. 그만큼 현장 경영을 강조한다. 지난 2016년에는 일본, 독일, 이란 사업장을 한 번에 돌았다. LS그룹 내에선 구 회장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 회장은 사회 공헌에도 관심이 많아 2015년부터 올해 초까지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자전거 수집가로 알려진 그는 2009년부터 대한자전거연맹 회장도 맡고 있다. 2019년 6월부터는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로 일하고 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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