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사위 탈북에도..'김정은 금고지기' 3년만에 北방송 등장
김정은 일가의 비자금과 노동당 자금 관리, 외화벌이를 총괄해 ‘금고지기’로 불린 전일춘 전 노동당 39호실장이 북한 방송에 등장했다. 전 전 실장의 사위는 2019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다.
조선중앙TV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학창 시절에 보여주신 숭고한 도덕 의리의 세계’라는 제목의 회고 방송을 내보냈다.
전 전 실장은 “1960년 7월 남산고급중학교 졸업을 앞둔 때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 담임 선생님, 저희와 함께 대동강가에 나오셔서 대동문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겨줬다”고 그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이 해당 선생님을 오랜 시간이 흘러서도 잊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전 전 실장은 “1999년 1월에 저를 친히 부르시고 ‘김형남 선생님 생각이 요즘 자주 난다. 미망인이 가족하고 살고 있겠는데 어떻게 지내는지 동무가 나를 대신해서 한번 찾아가 보라’고 간곡히 말씀했다”며 “바쁘신 속에서도 담임 선생님을 잊지 않으시고 관심을 두고 계시는가 해서 저는 심한 양심상 가책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전 전 실장은 최고지도자의 통지자금을 마련하는 당 39호실 수장을 8년 동안 맡았다가 2017년 말 교체됐다. 2018년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고수위 추대 6주년 경축 중앙보고 대회를 끝으로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3년 만에 다시 얼굴을 드러냈다.
전 전 실장의 딸과 사위인 류 전 대사대리 부부는 2019년 9월 딸의 미래를 위해 한국행을 선택했다. 류 전 대사대리는 지난 1일 공개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망명 후 후회한 한 가지는 연로한 어머니와 세 형제, 장인‧장모를 북한에 두고 온 것”이라며 “탈북자의 남겨진 가족은 처벌받는 일이 많다. 21세기에 이런 봉건적 가족 처벌 방식이 존재해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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