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8도 '이상 혹한'에 美 300만 가구 정전.. 접종도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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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혹한' 현상으로 미국 전역이 얼어붙었다.
매서운 겨울 폭풍이 북부에 이어 남부까지 들이닥치며 25개 주(州) 1억5000만명 주민에게 한파 경보가 발령됐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기상청은 이날 북부의 메인주에서 남부의 텍사스주까지 25개 주에 겨울 폭풍 경보를 발령했다.
CNN방송은 텍사스주를 포함해 미국 전역에서 총 300만 가구가 한파로 인한 정전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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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혹한’ 현상으로 미국 전역이 얼어붙었다. 매서운 겨울 폭풍이 북부에 이어 남부까지 들이닥치며 25개 주(州) 1억5000만명 주민에게 한파 경보가 발령됐다. 대규모 정전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중단 사태까지 부수적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기상청은 이날 북부의 메인주에서 남부의 텍사스주까지 25개 주에 겨울 폭풍 경보를 발령했다. 앨라배마, 오리건, 오클라호마, 캔자스, 켄터키, 미시시피, 텍사스 등 7개 주 정부는 한파에 대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미 기상청은 “최소 1억5000만명의 미국인이 한파의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됐다”며 “이 중 5000만명은 영하 17.7도 아래의 혹한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전문가들은 북극권에서 뻗어 내려온 강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한파와 겨울 폭풍 현상이 초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북극이 따뜻할 때 혹독한 겨울 날씨가 훨씬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혹한도 기후변화와 연관 지어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지난해 6월 평균 기온이 평년 대비 섭씨 5도 가량 상승하는 등 시베리마 및 북극권 지역은 지난 여름 이상고온으로 신음했다.
고기압은 미 중부지방을 넘어 기온이 온화한 남부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까지 내려간 상태다. 오클라호마주를 비롯한 중부지방은 역대 최저 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텍사스주의 대표 도시 오스틴의 경우 1966년 이후 처음으로 약 12㎝ 넘게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NYT는 전했다.
한파에 따른 부수적 피해도 상당하다. 겨울에도 영상 10도의 기온을 유지하는 텍사스주는 영하 18도까지 떨어진 30년 만의 한파로 전력 소비가 급증했다. 텍사스 전력 흐름을 관리하는 텍사스주전기신뢰위원회(ERCOT)는 260만 가구를 대상으로 긴급 순환정전에 돌입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전력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시설이 (한파로) 얼어붙었다”며 “밤새 많은 전력 업체가 시설 동파로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CNN방송은 텍사스주를 포함해 미국 전역에서 총 300만 가구가 한파로 인한 정전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한파로 도로가 얼면서 자동차 사고도 잇따랐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전날 밤 130여 건의 차량 충돌,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1일에는 텍사스주 포트워스 인근 고속도로에서 차량 130여대가 연쇄 추돌해 9명이 숨졌다. 같은 날 켄터키주와 오클라호마주에서도 차 사고로 각각 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휴스턴 경찰서는 트위터를 통해 “혹독한 겨울 날씨가 진정될 때까지는 여행을 피하라”고 촉구했다.
폭설과 결빙 등의 기상 여건 악화로 항공기 결항과 공항 폐쇄도 이어졌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항공기 3000여대의 운항이 중단됐고, 휴스턴의 조지 부시 국제공항을 비롯해 텍사스주와 미시시피주의 공항 3곳이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도 비상이 걸렸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등은 최대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보관이 필수지만 정전 사태로 특수 냉동고 보관을 못 하면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텍사스주 관계자는 이날 날씨 때문에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백신 반출이 일단 중지됐다고 밝혔다. 일부 접종소는 아예 문을 닫았다. 텍사스주 보건부 대변인은 “적어도 17일까지는 납품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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