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 주고받으며 박영선 동시에 때린 조은희-오세훈
[곽우신 기자]
▲ 16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을 바꾸는힘 제1차 맞수토론'에서 오세훈(왼쪽), 조은희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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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토론회가 되게 재미없다고 느낄 것 같다. 서로 칭찬 분위기여서... (웃음)"
4.7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내부 경쟁 중인 조은희 국민의힘 경선후보가 살짝 웃어보였다. 오세훈 경선후보 역시 같이 웃었다.
16일 오후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경선 제1차 맞수토론' 2부에 나선 두 후보는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하고 덕담과 칭찬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예비후보를 향해서는 입을 모아 날을 세우기도 했다. 앞서 열린 1부 토론에서 오신환-나경원 두 경선 후보가 설전을 벌인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오세훈 경선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을 바꾸는 힘 제1차 맞수토론회'에 참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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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세훈, 조은희 후보의 화두는 부동산이었다. 각자의 부동산 정책 공약에 대한 소개 그리고 이에 대한 질문·답변이 이어졌다. 물론, 일부 수치나 방법론 등을 두고 공방이 있었다. 예컨대 조은희 후보가 오세훈 후보의 부동산 공약 공급 물량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때와 비교해 별로 많지 않음을 지적하자 "잘못 이해할 수 있다"라며 일종의 착시효과라고 해명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서로의 말을 끊거나 고성이 오가는 식으로 토론이 전개되진 않았다. 오히려 조 후보가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이해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용적률 등 규제 완화에 대한 오 후보의 답변에는 "전체적으로 동의한다"라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시장을 지낸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는 듯하다"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오 후보 역시 "공유 어린이집으로 예산을 안 들이고 대기 아동수도 줄였는데, 그 시스템이 어떻게 전 서울시로 전파될 수 있을지 구조를 설명해달라"는 등 조 후보에게 행정 성과와 치적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페이스북에 쓴 글을 제가 아주 감명 깊게 봤다"라거나, 서초구에서 시작된 횡단보도 그늘막 등을 예시로 들며 "위민 행정의 극치다"라고 추켜세웠다. 서초구 블록체인 교육 과정을 두고는 "솔직히 고백하건대, 일부 아이디어를 얻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오 후보는 "원팀"을 강조하며 "힘을 합치겠다. 멋진 경쟁,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도 칭찬할 건 칭찬해서 반드시 서울시장을 찾아오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조 후보 또한 "오세훈 후보는 존경하는 동반자"라며 "최근까지 저는 오 후보께서 조은희 캠프의 리더가 돼서 최초의 여성 시장을 만들고, 오 후보님은 우리 당의 대선 후보가 돼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그런 멋진 리더가 되기를 기대했다"라며 "오늘 만감이 교차한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오 후보님이 성공하시기를 믿고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토론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조은희 후보는 관련 질문이 나오자 "아무래도 서울시장과 부시장으로 서로 호흡을 맞춰온 입장이어서, 지금 관계가 경쟁자로 바뀌었다고 안면몰수하는 건 서로에 대한 예의는 아니겠다"라고 답했다. "짚을 건 짚고, 칭찬할 건 칭찬하는 게 아름다운 토론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도 덧붙였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조은희 경선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을 바꾸는 힘 제1차 맞수토론회'에 참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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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두 후보 공동의 표적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였다. 오세훈 후보가 "박영선 후보 같은 경우 처음에 '30만 호 공공주택을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공급하겠다'라고 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을 하려면 국공유지가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하자 조은희 후보는 "박영선 후보는 완전히 불가능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맞장구 쳤다.
오세훈 후보가 "그 방법론으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말하더라.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조은희 후보는 "너무 설익었다. 사업의 일머리를 너무 모르고 그냥 말로만 한다"라며 "'아, 그동안 장관을 하셨는데도 이렇게 행정을 모르시나'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오 후보는 "30만 호를 공급하려면 적어도 송파구 면적 정도의 빈 땅이 필요하다. 경부 고속도로를 지하화해서 그 면적 전체를 다 활용해도 안 되지 않느냐?"라고 재차 묻자, 조 후보는 "절대 안 된다. 안 되는 말을 책임 없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문과 답변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사실상 두 사람이 박영선 후보를 향한 공동전선을 편 셈이다.
박영선 후보를 향한 동전선은 토론 순서가 바뀌어도 계속됐다. 조 후보는 "박 후보가 콘텐츠가 없으니까 무능한 문재인 정부의 장관들을 전부 고문으로 영입하셔서, 서울시정도 무능한 재판이 될까봐 걱정"이라며 "가장 걱정되는 게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의 영입이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 눈치 보고 있는데, 심하게 걱정하는 분들은 '서울시정도 평양한테 다 퍼줄려고 저런 분 영입하느냐'는 걱정을 한다"라고 꼬집었다.
조 후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오 후보는 "원래 본인이 일에 대해 자신이 없거나 그런 분들이, '저 누구 안다' '누구랑 친한다'라고 과시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지금 박영선 후보가 내놓는 공약마다 현실성 매우 떨어지는데 민주당 유력 후보로 등장하고 있다"라며 "우리 4명의 후보가 공약도 힘을 모으고, 함께 혼연일체가 돼서 싸울 때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하지 않겠느냐"라고 이어 말했다.
오 후보는 자신의 토론시간이 얼마 남지 않자 "그 외에도 박영선 후보의 공약에 대해 느끼고 계시는 점이 있다면 평가해달라"라고 다시 공을 넘겼다. 조 후보는 "(박 후보가) 말할 때마다 제가 깜짝깜짝 놀란다"라며 "창동차량기지 가서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하니까 그 다음날 김성환 의원, 또 우원식 의원이 '박영선 후보, 잘 몰라서 저런다'라고 뒤집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일주일 이후에 거기에다 모더나 백신 공장을 짓겠다고 한다. 관권선거이기도 하고, 왜 비싼 땅값에 왜 모더나 백신 공장을 짓는가. 석·박사만 와서 일자리 창출도 안 되는데"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의 수직 정원 공약에 대해서도 "SF만화 같다"라고 폄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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